불이(不二), 둘이 아닌 하나

최성욱 기자 2021. 6.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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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은 동아시아 고대 문화 속에서 상서롭고 신비로운 새로 인식됐다.

지난 5월27일부터 오늘 9월 말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 전시실에서 '불이(不二) : 둘이 아닌 하나'라는 제목의 특별전을 통해 경주지역 주요 절터 출토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금동봉황장식자물쇠를 공개한 특별전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박물관이 공동으로 개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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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뒤안길] 금동봉황장식 자물쇠
황룡사지 출토 금동봉황장식 자물쇠/사진제공=문화재청
[서울경제]

봉황은 동아시아 고대 문화 속에서 상서롭고 신비로운 새로 인식됐다. 고대 중국의 신화집이자 지리서로 알려진 ‘산해경(山海經)’에는 전설의 동물 봉황에 대해 ‘스스로 노래하고, 스스로 춤을 추며, 이 새를 보게 되면 천하가 태평해진다’고 전한다.

2020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황룡사 서회랑 서편구간 조사에서 금동봉황장식 자물쇠를 발굴했다. 2018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도 연구소가 발굴하고 있는 이 구간은 1976~1983년까지 조사가 있었던 황룡사 중심사역 서쪽에 붙어 있는 공간이다.

이곳은 조사단 사무실이 있던 곳으로 당시 유일하게 발굴을 하지 못한 곳이었다. 조사구역의 면적이 8,595㎡(2,600평)에 이르는데, 사찰의 예불공간과는 분리된 생활공간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생활공간에서 금빛으로 빛나는 화려한 봉황장식자물쇠가 출토된 것이다.

특히 이 자물쇠 외에도 형태가 다른 두 종류의 자물쇠가 추가로 발굴됐다. 결코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형태가 다른 세 종류의 자물쇠가 발굴되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이 생활공간에는 사찰의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는 건물이나 사찰의 운영?관리와 관련된 시설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전시 중인 황룡사지 출토 금동봉황장식 자물쇠/사진제공=문화재청

발굴조사를 끝내고 유물이 공개되어 전시되기까지는 보존처리, 보고서 작성, 국가귀속이라는 행정절차를 거처야 하기 때문에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번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제 막 발굴된 유물을 포함해 그 동안 경주지역 절터에서 발굴된 중요유물을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5월27일부터 오늘 9월 말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 전시실에서 ‘불이(不二) : 둘이 아닌 하나’라는 제목의 특별전을 통해 경주지역 주요 절터 출토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금동봉황장식자물쇠를 공개한 특별전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박물관이 공동으로 개최한 것이다. 지역 대학과 국가기관이 함께 기획하고 전시도 각자의 공간에서 함께 전시해 새로운 스타일의 전시를 보여준다.

올 여름 경주를 찾는다면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박물관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천존고에 들러 신라시대 화려한 불교문화를 새롭게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불이(不二) : 둘이 아닌 하나’라는 전시 이름처럼 두 곳의 전시가 어떻게 하나가 되는지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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