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가동 중단말고, 더 지어라" 빌 게이츠

송경재 2021. 6. 13.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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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시 북부 지역의 인디언포인트 핵발전소 외곽 철망에 4월 26일(현지시간) 방사성 물질을 경고하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는 원전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원전이 지구에는 재앙이라고 맞서고 있다. AP뉴시스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건설을 확대해야 한다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호소했다.

그러나 원전은 건설에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책으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핵폐기물, 방사능 누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점들이 있어 재앙을 초래할 것이란 비판도 여전하다.

11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게이츠는 9일 핵에너지협회(NEI)의 핵에너지총회에서 미국은 기존 원자력발전소 가동 약속을 강화하고, 신규 발전소 건설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전, 기후위기 대응 최선책"
게이츠는 경제성부터 안전우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유로 전력 업체들이 계속해서 원전을 폐쇄해나가고 있지만 원자력 발전은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원이라며 원전을 강력히 옹호하했다.

그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등의 지원을 받아 방사능 물질 배출 위험이 없는 안전한 원자력 발전소 모델도 개발 중이다.

게이츠는 "오늘날 핵발전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현재 미 전력공급의 20% 가까이가 원자력 발전으로 충당되고 있지만 새로 짓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보다 퇴역을 앞 둔 원전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뉴욕시 북북의 인디언포인트 에너지센터 원전이 지난 4월 마지막 원전을 퇴역시켰고, 엑설론코퍼레이션은 일리노이주의 핵발전소 2곳을 올 가을 퇴역시킬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원전 퇴역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미 원전퇴역 규모 사상최대
미 에너정보청(EIA)에 따르면 이같은 퇴역 계획이 현실화하면 올해 원전 퇴역규모는 사상최대가 된다. 1960년 이후 미국내에서 원전이 퇴역해 왔지만 한 해에 올해처럼 많이 퇴역한 경우는 없다.

게이츠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그리고 물론 당연히 그래야하지만, 최우선 순위가 안전한 원자로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그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면서 "미국내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고,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더 많은 원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테라파워 통해 원전기술 개발
게이츠는 선진 핵기술을 연구하는 원전 기술 개발업체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이다. 테라파워는 2006년 설립됐다.

지난 2일에는 미 와이오밍주에서 퇴역하는 석탄발전소 자리에 선진 원자력 발전소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선진원자력 발전시설은 나트륨(Natrium)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테라파워가 GE 히타치 뉴클리어에너지와 협력해 발전시킨 '나트륨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나트륨파워에 따르면 나트륨 원자력 발전소는 기존 원전보다 구조가 설계가 간단하고, 효율이 높다.

게이츠는 "에너지효율성이라는 장점에 앞서 그 무엇보다 이 선진 원자력 기술이 양질의 일자리와 숙련인력을 만들어내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 지구에 재앙이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주목받는 100%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는 분류되지 않는다. 우라늄이라는 한정된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궁극적으로는 지구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 역시 높다.

지난 2월 학자들과 연구자들은 풍력·태양력·수력·지열·조력 발전을 비롯해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 기후위기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 성명에 서명한 스탠퍼드대의 마크 제이콥슨 교수는 원전이 재생가능 에너지가 아닐 뿐만 아니라 재앙이라고 경고했다.

제이콥슨 교수는 "신규 원자력 발전에 투자하는 것은 기후재앙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면서 기후변화는 일분일초가 급한 상황이지만 신규 원전 건설은 돈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건설에 시간도 오래 든다고 강조했다.

재생가능에너지 교과서도 낸 제이콥슨은 원전은 이와함께 다른 재생가능에너지에서는 제기되지 않는 대량살상무기, 붕괴, 방사능 폐기물, 우라늄 채굴 위험 등 여러 문제점을 동반한다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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