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중 계산'이 빠져 있다"..해체신고서는 형식적 서류?
[앵커]
이번 사고로 드러난 여러 문제 가운데 하나가 해체계획서입니다.
사고 현장에서 이 계획서를 무시한 채 작업이 진행된 정황을 최근 전해드렸는데, 애초에 계획서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철거 장비의 무게를 건물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판단하는 하중계산이 누락됐다는 겁니다.
계획서도 엉망이고, 그 계획서마저 안 지키고... 이 현장만 이랬을까요.
김애린 기잡니다.
[리포트]
해체계획서와 달리 건물의 층을 무시한 채 진행된 철거 작업.
벽면 철거 순서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해체계획서에는 안전진단에 따라 벽의 강도가 가장 낮은 왼쪽 '4번 벽'부터 철거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철거 작업 중 다른 벽이 무너질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실제 공사는 건물 뒤쪽, 1번 벽을 가장 먼저 허무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조현기/광주 동구청 건축과장 : "일단 강도가 약한 벽부터 철거해야 되는데 각 층별로요. 그런데 현재 뒤에서부터 철거를 들어온 거기 때문에 이게(해체계획서) 좀 안 지켜진 거 같아요, 매뉴얼이."]
오래된 건축물을 압쇄기나 기타 장비로 부술 때 건물이 장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하중계산'도 해체계획서에는 빠졌습니다.
국토교통부의 해체계획서 기준을 명시한 고시에는 장비 하중 등을 검토해 계획서를 작성하라고 나와 있는데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윤양수/건축구조기술사 : "장비에 대한 하중, 이동했을 때 어느 지점에서 최대 휨모멘트(보를 굽히려는 힘)가 걸리는가 하는 기타 등등에 대한 하중 조건에 대해서 계산하는 게 누락돼 있어서 좀 부실하다고 생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꼭 필요한 내용이 빠진 부실한 해체계획서.
그리고 그나마의 계획서상 절차도 무시한 철거 작업은 감당 못 할 인재로 이어졌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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