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 협진]대장암은 5~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

이순용 2021. 6. 1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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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0세 이상이라면 무료 대변잠혈검사 받아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종류가 구분되는데, 항문과 연결되는 부분인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 대장의 오른쪽인 맹장과 상행 결장에 생기는 암은 우측 대장암, 대장의 왼쪽 부분인 하행결장, S자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암은 좌측 대장암으로 불린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는 “대장암의 80% 이상은 5~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특성을 보이는데, 오랜 시간에 걸쳐 단계별로 진행되더라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은 쉽지 않다”며 “체중감소와 빈혈 등 평소보다 몸이 쇠약해졌다는 느낌 혹은 혈변이 관찰되면 대변잠혈반응 및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위치에 따라 증상 또한 다르다. 우측대장암은 증상이 거의 없으며, 있더라도 변비보다는 잦은 설사를 한다. 또한, 우측 아랫배에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하지만, 혈변, 점액변은 관찰되지 않는다. 반면, 좌측대장암은 배변습관의 변화로 변비가 심해지고 혈변과 점액변이 쉽게 관찰된다. 직장암의 경우에는 혈변과 잔변감이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다.

이창균 교수는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2배, 비만은 2~3배, 흡연·음주는 1.5배 정도의 발병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있는지 우선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만 5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대변잠혈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대변잠혈검사 시행률은 36%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와 위험요인 관리를 통해 선종 단계에서 용종을 발견, 제거하는 것이다. 선종 단계에서는 100% 완치가 가능하지만, 3기 이상의 진행성 대장암일 때는 생존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발병 위험요인으로 손꼽히는 금연과 절주는 필수며,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배변습관 유지 또한 중요하다.

경희대병원 대장항문외과 박선진 교수는 “내시경적 절제, 수술, 항암화학요법 등 대장암의 치료법은 매우 다양하지만, 어떤 치료를 진행할지 고민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양이 조직을 얼마나 침투했는지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대장암의 대부분은 영상검사를 통해 임상병기를 설정한 후 먼저 수술을 진행하지만, 진행성 직장암에서는 방사선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표준 요법이고, 일부 대장암에서는 수술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대장암의 근본적인 치료는 완전한 수술적 절제(근치술)이다.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진행하지만, 유착이 심하거나 장폐색, 장천공, 광범위한 절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개복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 추세를 살펴보면, 직장암에 대한 로봇수술 시행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그 바탕에는 좁은 골반 내 공간에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박선진 교수는 “암이 항문에 가깝게 위치할수록 항문을 절제해야 하는 위험이 있으며, 수술 후 잦은 배변, 하복부 불편감, 변실금 등 배변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며 “정교한 로봇 수술을 통해 재발률을 낮추고 수술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것은 항문 보존 후 환자의 삶의 질과 직결되므로 집도의의 풍부한 경험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봇수술은 환자의 복강 안에 5~8mm의 작은 로봇 팔을 여러 개 삽입해 진행하며, 집도의가 10~15배 확대된 3D 입체영상을 통해 골반 같이 좁은 공간에서도 안정된 시야를 확보하고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로봇의 손목을 자유자재로 꺾을 수 있어 제한된 공간에서 흔들림 없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경희대병원 ‘대장암’ 다학제진료팀은 대장암의 진단부터 치료 및 재활과 추적관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 소화기내과, 대장항문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재활의학과, 정신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최고의 교수진이 긴밀한 협진을 추구하고 있으며, 특히 중증 대장암과 진행성 직장암의 경우, 수술 전후 항암요법 및 방사선요법, 수술의 시기나 방향을 처음부터 다학제 진료를 통해 결정함으로써 개별 환자에 최적화된 맞춤 치료 계획으로 환자 만족도는 높이고 재발율은 낮추면서 생존율은 향상시키고 있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우측)과 대장항문외과 박선진 교수(좌측)이 대장암 환자의 치료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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