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첫 스타트업 인뱅 '토스', 금융 게임체인저 되나

2021. 6. 1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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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유니콘 은행업 진출
다양한 주주사, 계열사 협업
인터넷은행 한계 극복 관건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토스뱅크’는 상징적이다. 토스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직원이 100명에 못 미치던 스타트업이었다. 그런 스타트업이 송금 서비스에서 시작해 보험 대리점(GA)과 증권, 결제업에 이어 마침내 규제 산업의 가장 핵심에 위치해 있는 은행업까지 영위하게 됐다.

그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소위 ‘대기업’이 주도했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KT라는 통신 공룡이 이끌었고, 카카오뱅크는 거대 IT 기업 카카오에서 파생됐다. 이들은 비금융 업계에서 나온 만큼 기존 금융권에서는 제공하지 않았던 재치있는혜택을 선보이며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반면 토스뱅크는 대기업이 아닌 여러 투자자들의 믿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은행, 기관 등 주주사들과 협업을 내세우며 또 한번 인터넷은행업계의 혁신을 예고한 이유다. 토스는 최근 발표한 유상증자를 마치면 누적투자금이 1조원 가량으로 불어나게 된다.

2세대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는 1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소비자가 제한적이라는 것과 상품이 복잡해 일반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문제에서 나타난 고객의 결핍들이 인터넷은행 시장의 기회라고 해석하면서 비전을 제시했다.

토스뱅크는 1금융을 이용 폭을 넓히는 방법으로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델(CSS)을 꼽았다. 기존에 신용평가사 모델에 토스 앱 사용 패턴 등 비금융 정보 등을 더해 새로운 CSS를 구축했다. 이를 활용하면 똑같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이라도, 아르바이트 급여 입출금 이력이나 통신사 데이터 등을 활용해 누가 더 우량한 신용을 가졌는지 구별이 가능해진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해당 CSS 모형을 토대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중·저신용자(구(舊)신용등급 기준) 중 약 33%의 등급이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토스뱅크는 개발한 CSS를 토대로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에 매진할 계획이다. 전통 금융권이 대출 총량 규제나 연체 관리 등 제약으로 중금리 대출 확대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빠르게 중·저신용자를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토스뱅크는 2023년 말까지 중금리 대출 비중을 44%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금융상품 이해도가 낮은 부분도 상품 공급자가 아닌 고객 관점에서 풀어낼 방침이다.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의 관점에서 상품을 내놓고 가장 좋은 형태의 가격과 혜택을 보여준 다음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존에 토스가 확보한 증권, 페이먼트, 보험 GA 라이선스와 연계한 시너지 창출도 계획 중이다. 앞서 3월 문을 연 토스증권은 5월 말 기준 신규 계좌 350만좌를 기록했다. 3월 말(24만좌)에 비해 신규 계좌 수가 10배 넘게 급증한 셈이다.

아울러 토스뱅크는 기존 토스 금융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원앱 전략’을 사용할 예정이다. 토스 플랫폼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면서, 넓은 이용자를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심산이다. 5월 말 기준 토스 고객 수는 2000만명이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100만명에 달한다.

이러한 고객 규모가 뱅크 이용자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 비즈니스 규모를 키워 수익성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즉 토스가 가진 브랜드력이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통하고, 영업점이 없는 비용 절감 효과가 금리·한도 책정에 반영이 된다면 사업 확장은 문제 없다는 판단이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중금리 신용대출이 마진 측면에서 괜찮고, 마이데이터와 증권 등 라이선스를 받은 다른 서비스와 결합한다면 추후 투자 상품까지 무리없이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기존 인터넷은행과 얼마나 다른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모니터링의 대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기존 인터넷은행이 직면하고 있는 한계점을 토스뱅크가 극복할 수 있느냐는 아직 미지수다. 인터넷은행이 주거래 은행으로 자리잡을 수 있으려면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대면 영업이 불가능하다는 맹점을 넘어서는 신뢰성 확보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 합류로 인터넷은행들이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파이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고객 중심의 금융 혁신이 더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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