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주가 지금이 꼭지? 증권가 전망이 어두운 이유

김사무엘 기자, 이주아 PD 2021. 6.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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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 재현 우려+3000억 전환사채 부담..글로벌 대비 '고평가' 논란


올해 시장에서 깜짝 두각을 나타낸 종목 중 하나가 HMM이다. 지난 10여년 간 긴 고난의 행군을 이어오면서 이제 우리나라 해운산업 다 끝났다는 시각도 많았지만 1년 만에 상황은 급반전했다.

주가는 지난해 3000원대에서 지난 11일 기준 4만4850원으로 단숨에 10배 이상 뛰었다. 성장주도 아닌 굴뚝산업의 대표주자가 여느 성장주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단 점에서 시장을 더 놀라게 했다.

투자자들의 고민은 '타이밍'이다.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언제 차익실현을 해야할지도 고민이지만 아직 주식을 사지 않은 투자자라면 지금이라도 매수해야 하는지 고민이 크다. 증권가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운임 상승세의 안정화와 치킨게임 재현 가능성, 전환사채 물량 부담 등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오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HMM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헬싱키·르아브르 호 르포 /사진=김훈남

컨테이너 운임 급등…올해 영업이익 4배↑ 예상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캡쳐
HMM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운사로 지난해 현대상선에서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다.

주요 사업은 해상 운송으로 매출 비중의 90% 가량이 컨테이너선 매출에서 나온다. 나머지 약 10% 정도가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 벌크선이나 탱커(유조선), 가스선 매출이다.

컨테이너선 매출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컨테이너 운임이 HMM 실적과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해운산업은 특성상 용선료 등 고정비의 비중이 크고 유류비나 항만입출항비 등 선박 운행을 하면 할수록 늘어나는 변동비도 상당하기 때문에 운임이 이 비용을 뛰어 넘을 정도로 올라야 이익이 개선되는 구조다.

최근 해운 운임을 보면 HMM의 주가가 오르는 이유를 잘 알 수 있다. 컨테이너 운임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수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900~1000포인트를 오갔는데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오르더니 이달 초에는 3613.07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부양채으로 물동량은 늘었는데, 방역 문제 때문에 선박 운항 횟수가 줄다보니 운임은 폭등할 수밖에 없었다. 10여년 간 이어진 해운업계의 오랜 치킨게임과 그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공급이 안정화한것도 가격 상승에 한 몫 했다.

올 초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돼 한 동안 글로벌 교역이 마비된 것도 운임 상승에 불을 지폈다. 공급 부족에 수요 폭증이 겹치다보니 운임도 그만큼 올랐던 것이다.

덕분에 HMM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6조413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808억원으로 2010년 이후 10년만에 흑자전환했다. 올해도 실적은 가파르게 개선 중이다. 1분기 매출액은 84.9% 오른 2조4280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1조193억원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만 지난해 총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총 매출은 전년 대비 57.6% 늘어난 10조1088억원, 영업이익은 304% 증가한 3조9636억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1년 간 주가는 10배 이상 뛰었는데, 이익이 급격히 개선되다보니 올해 예상 PER(주가순이익비율) 기준으로는 4배 밖에 안되는 '저평가' 주식이다.

실적 개선에도 '글쎄'…해운사 망하게 한 치킨게임의 역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의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올초만해도 HMM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증권사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대부분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매도'의견이 없는 우리나라 증권업계 특성상 중립은 사실상 매도의견에 가깝다. 목표주가도 대부분 2만~3만원대에 머무른다.

일단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해운업계의 치킨게임이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HMM이 지난 10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던 것도 해운업계의 과도한 출형경쟁때문이다.

해운산업은 진입장벽이 낮고 해운사 간 서비스 차별화가 거의 없는 완전경쟁 시장이다. 그렇다 보니 해운사들은 가격 경쟁을 통해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을 사용하곤 한다.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 캡쳐

대표적인 업체가 글로벌 해운 1위 회사인 머스크(MAERSK)다. 머스크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2010년대 초반부터 1만8000TEU급(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대량 발주했다. 당시로선 최대규모였다. 배 한 척에 컨테이너를 많이 실으면 실을수록 운송 원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저가 운임 정책이 가능했던 것이다.

머스크의 초대형 선박을 대거 수주한 게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이었다. 덕분에 2010년대 초반 국내 조선업계는 엄청난 호황을 누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해운업계에는 재앙으로 다가왔다.

머스크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앞세워 저가 운임 공세를 시작했다. 한발 더 나가 2015년에는 글로벌 2위 해운사인 MSC와 손잡고 2M이라는 해운동맹을 결성했다. 글로벌 점유율 1,2위가 힘을 합친 거대한 카르텔이다. 두 회사의 컨테이너선 점유율은 33%에 달한다.

대형 해운사들의 카르텔과 막대한 저가 운임 공세로 SCFI는 2010년 1500포인트대에서 2016년에는 400포인트대까지 폭락한다. HMM이 적자를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막대한 용선료 부담도 실적에 악영향이었다. 해운사들은 자기배로 물건을 실어나르기도 하지만 다른 회사의 배를 빌려서 운행하기도 한다.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까지만 해도 해운 운임은 폭등한 상태였고, 당시 국내 대표 해운사였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HMM)은 용선료를 비싸게 내고서라도 배를 많이 빌려 사업을 확대하려했다.

문제는 비싼 가격의 용선료 계약을 10년 장기로 맺었다는 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운임도 폭락했고, 이는 고스란히 해운사들의 부담으로 전가됐다.

수년째 이어진 적자로 재무구조는 갈수록 악화했다. 2016년1분기 HMM의 자본금은 450억원(연결기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당시 총부채가 5조3000억원이었으니 부채비율은 1만1800%에 달했다.

정부의 구조조정과 해운업계의 노력으로 HMM의 수송량은 글로벌 8위까지 회복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지금은 호황기라해도 운임이 올라 업황이 좋아지다보면 해운사들의 공급은 늘어나게 되고, 이후 다시 운임조정과 구조조정이라는 사이클로 진입하게 된다.

3000억원 전환사채 어디로?

1만6000TEU급 누리호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가 이달말 만기를 앞둔 것도 부담이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를 가진 채권으로 만기때 원금과 이자만 돌려받거나, 해당 금액만큼 주식으로 전환해 받을 수 있다.

산업은행은 아직 원금 상환 혹은 주식 전환 여부를 결정하진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주식 전환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주가보다 거의 10분의1 가격인 5000원으로 전환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전환사채 3000억원어치를 모두 주식으로 받을 경우 평가이익으로 단숨에 2조5000억원을 얻게된다.

주주 입장에서 문제는 그만큼 주가가 희석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전환사채 전환을 감안하지 않은 HMM의 PER는 3.5배인데, 전환사채를 포함할 경우 PER는 8.8배까지 올라간다. 글로벌 동종업계 평균인 5.8배보다 비싼 수준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환사채 3000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에버그린, 머스크,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해운사외 비교할 때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며 "빠른 주가 상승속도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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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이주아 PD jua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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