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몰라봤다 '옛 벼루'의 재발견..가나문화재단

박현주 미술전문 2021. 6.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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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

김형국 가나문화재단 이사장은 "이 벼루는 한국미학 재발견의 추가 장르로 기록될만하다"고 했다.

가나문화재단 김형국 이사장은 "이번 전시에 선보인 위원석(渭原石)과 남포석(藍浦石) 벼루는, 대수롭잖게 여겼던 민화에 이어 우리 전통미학의 재발견 역사에서 벼룻돌도 더하게 되었다"면서 "해와 달, 새와 나무, 뱃놀이, 밭갈이 등의 농경사회 풍경이 마치 세필화로 그린 듯 전개되는 조형은 감탄불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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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배 시인 등단 60주년 기념 한국 옛 벼루 소장품전
16일부터 가나아트센터서 전시..100점 공개
[서울=뉴시스] 〈위원화초석 기국농경장생문연〉, 조선 15-16세기, 20.2x30.2x2.4c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몰랐다. '벼루'가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김형국 가나문화재단 이사장은 "이 벼루는 한국미학 재발견의 추가 장르로 기록될만하다"고 했다.

'벼루'라는 단어도 까마득해진 지금, '한국 옛 벼루 소장품'전이 마련되어 주목된다

연벽묵치(硯癖墨痴)’의 '열혈 벼루 수집가'로 유명한 이근배 시인 덕분이다. 그가 등단 60주년을 맞아 자신의 벼루 컬렉션 중에서 엄선한 100여점을 공개했다.

가나문화재단이 오는 16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해와 달이 부르는 벼루의 용비어천가'를 타이틀로 펼치는 전시는 녹두색과 팥색이 어우러진 신묘의 위원석에 생동감 넘치는 문양이 베풀어진 '위원화초석 벼루'와 다산 정약용이 으뜸으로 꼽았다는 보령의 '남포석 벼루'가 중심이다.

1973년 창덕궁 ‘명연전(名硯展)’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뽑혔고 화가 김종학의 구장(舊藏) 이력으로도 유명한 ‘정조대왕사은연(正祖大王謝恩硯)’과 가로 26cm, 세로 41cm의 큰 화면에 매죽문을 빽빽하게 채운 ‘위원화초석 매죽문일월대연’, 가로 21, 세로 40cm의 검고 큰 석판에 펼쳐진 화려한 조각솜씨가 일품인 ‘남포석 장생문대연’ 등이 눈길을 끈다.

[서울=뉴시스] '남포석 장생문대연', 조선 19 세기, 21.4x39.4x3.3cm


'신춘문예 다관왕'으로 유명한 이근배 시인은 "할아버지의 남포석 벼루를 보며 자란 기억으로 벼루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이 시인은 1000점 이상의 벼루를 소장하고 있고 벼루에 관해 쓴 연작시만 80여 편에 이른다.

그는 "한·중·일 벼루 중에서도 자유롭고 생동감 있는 문양, 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진 우리나라 옛 벼루가 으뜸"이라며 특히 "남포석 벼루와 위원화초석 벼루를 가장 아낀다"고 했다.

그는 “벼루는 단순한 골동품이 아니라 선비정신이 깃든 문화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문방 문화는 한·중·일 세 나라가 공유하고 있지만 벼루의 대종(大宗)을 자부하는 중국의 당·송·명·청 어느 시대의 벼루도 그 규모나 회화성, 살아 움직이는 극사실의 조탁이 조선 개국 무렵 만들어진 이 벼루(위원화초석일월연)에 미치지 못합니다. 한국의 벼루는 청자, 백자 못지않은 우리의 자랑거리”라고 강조했다.

세월의 두께로 실용미는 버렸지만 벼루는 '예술품'의 경지에 오를만 하다. 정교하게 새겨진 그림과 문양은 '벼루'의 신세계를 보여준다.

'위원석 벼루'는 조선 전기에 평안북도(오늘의 북한 행정구역으로 자강도) 위원군의 위원강 강돌에서, '남포석 벼루'는 19세기 이래 충청남도 남포군 남포면(오늘의 보령시 남포면) 성주산에서 주로 채취한 벼룻돌로 만들었다고 한다.

가나문화재단 김형국 이사장은 "이번 전시에 선보인 위원석(渭原石)과 남포석(藍浦石) 벼루는, 대수롭잖게 여겼던 민화에 이어 우리 전통미학의 재발견 역사에서 벼룻돌도 더하게 되었다"면서 "해와 달, 새와 나무, 뱃놀이, 밭갈이 등의 농경사회 풍경이 마치 세필화로 그린 듯 전개되는 조형은 감탄불금"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27일까지.
[서울=뉴시스] '남포석 월송문연', 조선 18 세기, 24x30x2.7cm
[서울=뉴시스] 이근배 시인 등단 60주년 기념 한국 옛 벼루 소장품전

열혈 벼루 수집가 시인 이근배는 누구?

[서울=뉴시스] 시인 이근배
194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1958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장학생으로 입학. 김동리, 서정주 교수의 지도로 소설과 시를 공부했다.

1961년부터 1964년 사이 경향, 서울, 조선, 동아 등 여러 일간지 신춘문예에 시, 시조, 동시 등이 당선 시인으로 등단했다. 한국대표명시선 '살다가 보면' 기행문집 '시가 있는 국토기행'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중앙시조대상, 가람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편운문학상, 월하문학상, 고산문학상, 시와시학상, 정지용문학상, 심훈문학대상, 한국시인협회상, 만해대상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서울예대, 추계예대, 재능대, 신성대 등에서 초빙, 석좌교수 등으로 시창작 강의를 했다. 월간 '한국문학'발행인 겸 주간, 계간 '민족과 문학' 주간, 계간 '문학의 문학' 주간, 간행물윤리위원장,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과 문학분과 회장을 역임했다.현재 중앙대 초빙교수, 2019 세계한글작가대회 조직위원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제39대)을 맡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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