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놀이 덕분에.. 올드 팝스타들의 깜짝 부활
62년 전 폴 앵카 노래가 배경음악
인기에 힘입어 리메이크곡 발표
이번엔 올리비아 뉴턴존과 듀엣
아마존 차트 정상에 오르기도
폴 앵카(80)와 올리비아 뉴턴존(73). 1960~80년대를 풍미한 왕년의 팝스타 두 명이 발표한 신곡이 발매 직후 음악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1959년 발표된 앵카의 솔로 곡을 62년 만에 두 사람의 듀엣으로 리메이크한 ‘그대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요(Put your head on my shoulder)’다.
뉴턴존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노래가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재생 횟수 10만회를 돌파했다고 알리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서 이 노래는 지난달 발표와 함께 성인음악 순위인 아마존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 1위에 오르며 ‘핫샷 데뷔(발매와 동시에 음악 순위 정상을 찍는 것)’를 달성했다.
노래의 인기가 이어지자 이달 초에는 애니메이션 형식의 뮤직비디오까지 발표됐다. 두 사람의 깜짝 컴백을 이끌어낸 계기는 선정성 논란도 적지 않았던 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동영상이나 사진)이다. 올해 초부터 틱톡 이용자들 사이에 크게 유행한 셀프 동영상 ‘실루엣 체인지’다. 멀쩡한 옷을 입은 모습에 이어 붉은 실루엣 속 벗은 몸을 보여주며 도발적인 포즈를 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옷을 벗기 직전까지의 배경음악이 ‘그대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대요’ 오리지널 버전이다. ‘실루엣 체인지’는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 정도로 화제였고, 배경음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카디비, 리조, 제이슨 데룰로 요즘 팝스타들이 잇따라 동참하면서 올 상반기 가장 ‘핫’한 밈 중 하나가 됐다. 앵카는 원곡의 인기에 힘입어 오랜 친구 뉴턴존과 듀엣으로 노래를 다시 불렀다. 리메이크 버전은 뉴턴존이 허스키한 목소리로 선창하면 앵카가 나긋한 음성으로 뒤따르고 후렴구에서 두 사람의 화음이 어우러진다. 시원한 고음으로 쩌렁쩌렁 내지르던 두 사람의 젊은 날 창법은 아니지만 흘러간 세월만큼 원숙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두 사람은 듀엣곡 발표 전 ARS 전화번호를 먼저 공개해 노래 일부를 들려주고 응원 녹음 메시지도 받았다. 코로나 시대에 아날로그 스타일로 팬들과 교감한 것이다.
1970~1980년대 앵카와 뉴턴존의 인기는 요즘 방탄소년단에 비견될 정도로 선풍적이었다. 이들의 노래는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애창곡으로 사랑받았다. 올리비아 뉴턴존이 1982년 발표한 댄스곡 ‘피지컬(Physical)’은 ‘Let me hear your body talk(당신의 몸이 말하는 걸 들려줘요)’라는 노랫말을 ‘냄비 위에 밥이 타' 또는 ‘웬일이니 파리똥’ 등 한국어로 바꿔 부르는 게 요즘의 밈 같은 유행이었다. 폴 앵카의 다이애나도 과거 연예인 장기자랑 등에서 단골 경연곡이었다.
레바논계 캐나다인인 앵카와 호주 출신 뉴턴존은 방탄소년단과 마찬가지로 외국 출신이면서 미국 주류 음악계 정상에 오른 주역이다. 이들에게는 그 외에도 전성기와 상관없이 열정적인 삶을 산다는 공통점이 있다. 암 투병 등 시련을 겪기도 했던 뉴턴존은 2000년대 이후 환경·동물 보호 운동가로 변신했다. 10일(현지 시각)에는 식용 동물을 위한 권익 단체인 ‘동물에게 자비를(Mercy for Animals)’의 연례 만찬 행사에 명예 위원으로 참여했다. 앵카는 작년 11월 한국 예능 프로 복면가왕의 미국 라이선스 버전인 ‘더 매스크드 싱어(The Masked Singer)’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브로콜리 탈을 쓰고 나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그의 가면이 벗겨지며 정체가 드러나자 심사위원과 출연진은 환호했다. 앵카는 다음 달 듀엣곡이 포함된 새 앨범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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