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타밀어·아랍어.. 언어의 혼돈 속에서 살아남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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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6500개 정도의 언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책 '바벨'은 그 가운데 인구를 기준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 20개를 꼽았다.
6000개가 넘는 언어가 존재하는 혼돈 속에서 이 20개의 언어가 살아남아 널리 쓰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언어든지 널리 퍼지고 지배적인 언어가 되면, 그 언어에 대해 좋게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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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6500개 정도의 언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책 ‘바벨’은 그 가운데 인구를 기준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 20개를 꼽았다. 이 언어들은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3 정도가 사용하고 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벨’은 혼돈을 뜻한다고 한다. 6000개가 넘는 언어가 존재하는 혼돈 속에서 이 20개의 언어가 살아남아 널리 쓰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각 나라마다 자국의 언어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사람들은 문학작품과 각종 문헌, 혹은 노래를 통해 자신의 언어를 찬미하고 기린다. 그 아름다움과 풍부함, 생각의 모든 미묘함을 표현할 수 있는 월등한 능력을 강조한다. 그중 으뜸은 프랑스다. 1671년 프랑스 문법학자 도미니크 부우르 주교는 “(프랑스어는) 모든 언어들 중에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매끈한 발음을 가지고 있다”며 “오직 프랑스인들만이 제대로 말은 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랍인들도 마찬가지다. 아랍어 이용자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아랍어는 감동을 전하는 천상의 언어이며 완벽한 균형과 간결함을 가졌다”고 찬양한다. 영국인들도 영어를 그렇게 여긴다.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약 9000만명이 사용하는 타밀어 사용자들도 역시 자신들의 언어를 신성한 것으로 여기며 ‘타밀빠루’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타밀빠루는 ‘타밀에 대한 헌신’이라는 뜻이다.
당연하게도 아프리카 사람들도 자신들의 모국어를 사용한다. 모국어의 개수는 누구에게 물어보느냐에 따라 1000개, 2000개 또는 3000개가 넘을 수도 있다.
어떤 언어든지 널리 퍼지고 지배적인 언어가 되면, 그 언어에 대해 좋게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사실 세계의 주요 언어들은 모두 다 별것 아닌 언어로 시작했다. 아랍어는 사막 부족민으로부터, 페르시아어와 산스크리트어는 스텝 지역의 말 타는 사람들로부터, 북경어는 쌀농사 짓는 농부들로부터, 프랑스어는 로마의 군인들과 패배한 갈리아인들로부터 시작됐다.
저자는 언어학을 기본 배경으로 하여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때론 정치적으로 이 언어들을 분석했다. 이용자 수가 적은 순서대로 베트남어에서 시작해 한국어, 타밀어, 터키어 등을 거쳐 이용자가 가장 많은 영어로 끝나는 언어여행기다. 책을 통해 독자들은 각종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수는 과연 무슨 언어를 사용했을까, 영어가 세계 공용어가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영어는 과연 다른 언어에 비해 탁월한 걸까 등 말이다.
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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