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을 듣고, 소리를 맛보는 세상이 온다
우리는 모두 한 세상을 살고 있는 걸까?
‘세계’를 의미하는 단어 ‘유니버스(universe)’에는 ‘하나’를 의미하는 라틴어 ‘uni-’가 앞에 붙어 있다. ‘하나의 세계’라는 뜻이다. 모두가 똑같이 경험하고 있는 ‘물리적 세상’을 지칭한다. 최근 급부상한 키워드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뜻하는 ‘meta’와 ‘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중첩되며 디지털과 온라인의 경험이 물리적 오프라인의 경험과 혼재된 미래 세상을 뜻한다.
사실 모든 인간의 뇌는 저마다 조금씩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어떠한 언어를 배우고, 어느 시대에 어떤 나라와 문화권에서 살고 있는지에 따라 뇌가 경험하는 신호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무지개 색도 우리 나라에서는 일곱 색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빨노초파보 다섯 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뇌라면, 뇌에 들어가는 신호를 조작해 훨씬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게 할 수는 없을까? 색깔을 듣거나, 소리를 맛보거나, 원래 없던 감각까지도 느끼게 할 수는? 이모티브(Emotiv)라는 회사를 설립해 인간의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BCI(brain-computer-interface) 분야의 연구를 주도해온 젊은 베트남계 호주 과학자 탠 리가 쓴 ‘뉴로제너레이션’(한빛비즈) 에 따르면 이러한 세상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그는 “멀티태스킹에 취약한 노인들에게 일주일에 3회씩 게임을 하게 해 멀티태스킹 능력뿐 아니라 기억과 인지 학습 능력까지 키울 수 있고, 색깔을 ‘들으면서’ 창작을 할 수 있으며, 뇌의 능력을 높여주어 악기 연주나 운동을 쉽게 배우게 할 수 있는 디바이스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메타버스의 미래는 단순히 가상이나 증강현실을 만드는 데 있지 않고, 인간의 뇌가 실제 세상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입력과 출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마크 저커버그가 최근 말했다. 탠 리는 뇌 기술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게 하고, 무엇보다 능력 차이에 따른 차별을 뛰어넘게 해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모두의 뇌가 각자 꿈꾸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곳이 진정한 ‘메타버스 세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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