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조용히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다"

정상혁 기자 2021. 6. 1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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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구마 겐고 지음|이정환 옮김|나무생각|312쪽|1만5800원

“건축이 이렇게 나약한 것인가?… 일본이 조용히 사라져버릴 것만 같았다.”

도쿄대 건축학과 교수이자 네즈미술관 및 최근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한 저자는 이 책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쓰기 시작했다. “내가 태어난 장소, 나를 육성해준 장소를 생각하자 신기하게 기분이 밝아졌”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의 ‘장소’가 있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살 수 있다… ‘장소’는 그저 조용히 존재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매우 섬세하니까.”

“나라는 인간 자체가 장소의 산물”이라는 고백으로 건축 철학을 전하는 에세이다. 르코르뷔지에, 안도 다다오 등 콘크리트 건축의 거장에 반기를 들며 ‘약한 것’을 향한 애착을 드러내는 저자는 “모더니즘 미학의 본질은 낭비가 없는 것이며 결국 저렴하다는 것”이라 정리한 뒤 “탈공업화 사회의 저렴함”을 21세기의 대안으로 제안한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콘크리트에는 정이 가지 않는다.” 부숴야만 변한다면 실은 나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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