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편의점 주인의 산전수전 코로나 일기

이태훈 기자 2021. 6. 1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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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봉달호 지음 | 시공사 | 284쪽 | 1만4000원

“너, 나한테 전화하지 마! 니 번호만 뜨면 심장이 쿵쾅대!”

입주 건물에 확진자가 나왔다고 알린 것뿐인데, 애꿎게 동업자 친구한테 짜증 내봐야 소용없다. 저자는 재치 넘치는 글쓰기로 유명한 편의점 사장, 필명 ‘봉달호’. 코로나 사태로 개점 9년 만에 “천국행 티켓 뒤에 지옥문이 펼쳐지는” 걸 겪은 뒤 결심한다. “다시는 아는 척, 겪어본 척 하지 않겠다”고, “무료하다 투정부리지 않겠다”고.

책장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손을 꼭 잡고 와서 과자를 고른 뒤 지폐 한 장을 내미는 아이들에겐 차근차근 돈 계산을 가르치는 산수 선생님이 되고, 계산하는 손가락에 반지가 생긴 걸로 단골손님들의 연애를 눈치챈다. 편의점 덕에 그리운 지인들과 재회하고는 “너른 백사장에서도 내가 찾은 모래알 하나는 각별하고, 그런 발견을 우리는 기적이라 부른다”고 고백한다. ‘모두 제 자리를 지켜가는 가운데 세상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우리는 한발 앞으로 나아간다’는 깨달음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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