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저개발국에 백신 10억회분 기부한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6. 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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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영국서 G7 정상회의
홍콩, 위구르 등 인권 문제 제기... 백신 10억회분 공급도 결의
11일 오후 영국 남서부 콘월지방의 카비스베이호텔에서 올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가 열렸다. 개막에 맞춰 정상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각) 오후 G7(주요 7국) 정상회의가 개막한 영국 남서부 콘월지방의 카비스베이호텔. 바다를 배경으로 G7 정상 7명은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어 호텔 회의장 원탁으로 이동해 ‘코로나 이후 더 나은 재건’이라는 첫 번째 세션을 시작하며 토론을 벌였다. 주최자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코로나 사태가 불평등이라는 상처를 깊게 남기지 않도록 하자”고 말했다.

11일 영국 남서부 콘월지방의 카비스베이호텔에서 G7 정상들이 첫번째 세션을 시작한 모습/UPI 연합뉴스

이날부터 13일까지 2박 3일간 콘월에서 열리는 올해 G7 정상회의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G7 정상이 대면해서 한자리에 모인다는 의미가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이기도 하다. 미국이 개최할 차례였던 작년 G7은 코로나 사태로 열리지 못했다. 2년 만에 열린 올해 G7 정상회의에는 ‘코로나 극복’과 ‘반중 연대’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가 관통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부부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를 환영하는 장면/UPI 연합뉴스

존슨 총리는 개막을 앞두고 G7 정상들이 2023년까지 최소 10억회분의 코로나 백신을 저개발 국가들을 위해 내놓는 방안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맨 먼저 바이든이 5억회분을 내놓겠다고 했고, 존슨이 1억회분을 약속했다. 다른 G7 정상들도 동참할 예정이다. 선진국과 저개발 국가 사이에 접종 속도에 차이가 큰 ‘백신 디바이드’ 현상이 두드러지자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스타얼라이언스·스카이팀·원월드 등 세계 3대 항공사 동맹체는 G7 정상들에게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승객이 입국하면 격리를 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대 항공사 동맹체는 대한항공(스카이팀), 아시아나항공(스타얼라이언스)을 포함해 60개 항공사가 소속돼 있으며, 전세계 항공 수요의 3분의2를 책임지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부부가 G7 정상회의장에 입장하는 장면/AFP 연합뉴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는 갈수록 중화 패권주의를 강조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G7 정상들은 중국의 인권 유린을 집중 거론할 가능성이 높다.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소수 민족을 탄압하는 중국의 행태를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영국 왕실의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과 함꼐 콘월지방의 유치원을 찾아갔다./AP 연합뉴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정상회의 후 발표하는 공동성명에서 직접적으로 중국을 겨냥하는 표현을 담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8년 공동성명에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상황을 우려한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중국을 정조준한 수위 높은 표현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이 한국·호주·인도·남아공 등 4국 정상을 게스트로 초청한 것도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많다. 게스트로 초청된 4국 정상 중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코로나 방역을 지휘하느라 영국에 오지 못했고, 화상으로 참여한다. 이날 바이든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자주의에 대한 약속을 강화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AFP 연합뉴스

앞서 10일 미·영 정상회담이 열린 것을 필두로 양자 외교가 활발하게 전개됐다. 바이든은 존슨과의 회담 직후 “매우 생산적인 만남이었고 양국 사이의 특수 관계를 확인했다”고 했고, 존슨은 “신선한 공기를 마신 것 같았다”며 “(미·영 사이는) 파괴할 수 없는 관계”라고 화답했다.

조 바이든(왼쪽에서 둘째) 미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오른쪽에서 둘째) 영국 총리가 10일(현지 시각)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각자 부인들의 손을 잡고 근처 해변을 걷고 있다. 바이든과 존슨은 11일부터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먼저 양자회담을 했다. /AP 연합뉴스

11일 개막에 앞서 존슨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가졌다. 존슨은 올 연말 동북아시아에 배치할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호 이야기를 꺼내며 “영·일 동맹의 중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존슨은 또 “도쿄올림픽을 안전하게 개최하려는 일본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오는 7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로 했다. 바이든은 기념 사진을 찍은 직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어깨 동무를 한 채 한참 귀속말을 나누기도 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팔꿈치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AFP 연합뉴스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은 10일 존슨 총리 부부를 만나는 자리에 ‘LOVE(사랑)’라는 단어가 크게 쓰인 검은색 재킷을 입고 나타나 시선을 집중시켰다. 바이든 여사는 11일 오전에는 영국 왕실의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과 함께 콘월의 한 유치원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책 읽는 요령을 지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부부가 G7 정상회의장에 도착해 기념 사진을 찍었다./UPI 연합뉴스

올해 G7 정상회의가 열린 콘월 지방은 영국 남서부 구석진 곳에 위치한 휴양지다. 아서왕 전설의 배경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14세기 무렵부터 영국 왕실은 국왕의 장남에게 콘월 공작이라는 작위를 부여했고, 찰스 왕세자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도 G7 정상회의는 휴양지에서 자주 열렸으며, 외진 곳에 정상들이 모이면 경호나 주변 통제에 편리한 측면이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11일 저녁 콘월의 대형 온실 식물원인 ‘에덴 프로젝트’에서 G7 정상들을 환영하는 만찬을 연다. 존슨 총리는 12일 저녁 정상들을 해변에 모아 놓고 바비큐 파티를 열 계획이다. 콘월지방에서 빚은 스파클링 와인과 맥주를 곁들이고, 즉석에서 화덕에 머쉬멜로를 구워 먹으며 우정을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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