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선 30대'의 파란, 정치 판 흔들다

김미나 2021. 6. 1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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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보수정당에서 헌정사상 최연소인 36살 당대표가 선출됐다.

안정을 추구해온 보수 지지층이 국회의원 경험도 없는, 30대 청년 정치인에게 '변화의 바람'을 투영한 것은 한국 정치사에 던지는 의미가 크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한겨레> 와 한 통화에서 "영남 중심, 고연령, 보수적 당원들도 결국은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을 좇아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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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 득표..여론조사는 58%
"관성·고정관념 깨서 세상 바꿀 것"
문 대통령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거대 보수정당에서 헌정사상 최연소인 36살 당대표가 선출됐다. 안정을 추구해온 보수 지지층이 국회의원 경험도 없는, 30대 청년 정치인에게 ‘변화의 바람’을 투영한 것은 한국 정치사에 던지는 의미가 크다.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후보는 43.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70%를 반영하는 당원투표에선 나경원 후보에게 5200여표 뒤졌지만, 국민 여론조사(30% 반영)에서 58.76%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최종 합산 6.68%포인트 차로 나 후보를 누르고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었다.

이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변화를 통해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것”이라며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달라. 그러면 세상은 바뀔 것”이라고 당부했다. 당선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승인을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후 이준석 신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고 생각한다”며 축하했다.

‘이준석 돌풍’은 선거 중반부터 거세게 불어닥쳤다. 기성 정치권과 기득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당원과 시민들의 표심이 ‘사이다’ 화법으로 당 안팎에서 혁신을 부르짖은 이 대표에게 급속히 쏠렸다. 그의 당선을 두고 1969년 신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40대 기수론’의 21세기 버전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긴급조치·86세대 또는 50~60대 관료·전문가 그룹이 장악하고 있는 한국 정치판에 발탁이 아닌, 젊은 정치인이 직접 나서 균열을 낸 ‘세대교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4·7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보수 유권자들의 ‘정권교체’ 열망 실체가 한층 분명히 확인됐다. 보수 지지층이 선거 승리를 위해 향후 대선 경선에서도 ‘전략적 사고’를 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별한 지역적 기반이나 조직동원력이 없던 이 대표에게 적지 않은 당심(37.41%·득표수 5만5820표)이 모인 것은 전통 지지층이 민심을 따라 ‘전략적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보수의 본산인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이 대표는 “박근혜 탄핵은 정당했다”며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그에 대한 지지세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영남 중심, 고연령, 보수적 당원들도 결국은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을 좇아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수정당으로선 2016년 국정농단과 탄핵 사태 이후 5년 만에 당을 쇄신하고 재건할 토대를 만들었다. 이 대표의 당선이 보수정당의 체질 개선으로 연결될지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586세대가 전면적으로 등장한 이후 가장 의미있는 세대 변화”라며 “당이 엠제트(MZ·1980~2000년대생)세대가 요구하는 새 가치로 무장할 수 있을지, 자유와 공정이라는 이 대표의 열쇳말이 어떻게 드러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이 대표 개인 역량과는 별도로, 새 세대의 등장은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 됐다”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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