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 지키라고 선임했더니 학대의혹 시설 변호?
[앵커]
전국 장애인 거주시설엔 학대 행위를 감시하는 '인권지킴이'가 있습니다.
최근 KBS가 학대 의혹을 보도한 전남 화순 장애인 거주시설에도 인권지킴이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 시설 인권지킴이 중엔 과거 장애인 폭행 혐의를 받았던 원장을 재판에서 변호했던 인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애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일과시간 이후엔 장애인들이 방에서 못 나오도록 감금하고, 시설 종사자들은 폭행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전남 화순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의 CCTV에 촬영된 영상입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이 장애인 거주시설에도 학대와 인권침해 감시 역할을 맡은 인권지킴이단이 운영됐지만 무용지물이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습니다.
[해당 시설 전 종사자/음성변조 : "외부단원들이 변호사도 들어있고 의료계 종사자도 들어있고... (상담도) 하지 않고 그냥 시설에서 온 것처럼 기록해서 서류만 비치한 거죠. 계속 그렇게 해왔어요."]
심지어 인권지킴이단이 장애인 시설의 장애인 학대에 눈을 감았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3년 전 원장이 10대 장애인 입소자를 폭행해 재판을 받았는데, 이때 원장의 변호인으로 나섰던 인물이 다름 아닌 인권지킴이단에 이름을 올린 변호사였습니다.
학대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인권지킴이단이 폭행 가해자를 옹호했다는 겁니다.
장애인단체는 이번 사례가 인권지킴이단이 시설과 유착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서미화/전남장애인철폐연대 상임대표 : "지방자치단체에서 준 정보를 가지고 (인권지킴이단) 구성을 하게 돼 있거든요. 근데 그게 그렇게 안 돼요. 외부인이라고 할지라도 시설 편을 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 이렇게 이제 구성이 되죠."]
경찰은 학대 의혹이 제기된 해당 장애인 시설에 대해 내사에 들어갔습니다.
전라남도는 학대 행위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지역 장애인 거주시설 39곳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조민웅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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