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 "데뷔 후 최고 시즌? 좋으면서 긴장되고, 현실인가 하면서도 기뻐요"

하경헌 기자 2021. 6. 1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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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 선두' 한화 토종 에이스 김민우

[경향신문]

한화 김민우가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아내의 격려와 횡으로 움직이는 슬라이더가 호투의 열쇠다. 김민우가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올 시즌 슬라이더 장착, 개인 통산 최고 기록 이미 넘어선 ‘7승’
“동료들 덕분” 겸손… “안 되면 먹여 살린다” 아내 응원도 큰 힘

“좋으면서도 긴장되고, 이게 현실이 맞나 싶으면서도 기분 좋고 그렇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김민우(26)의 목소리에는 생기가 있었지만 마구 들뜨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다.

김민우는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하고 있다. 10일 현재 KBO리그에서 LG 앤드류 수아레즈, 키움 에릭 요키시,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 원태인 등과 함께 7승으로 다승 선두에 올라 있다. 개인통산 한 시즌 최다승인 5승을 이미 넘어섰다. 평균자책 역시 3.60으로 통산 가장 낮고, 탈삼진(58개), 투구이닝(65이닝)도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개인 최고기록을 향한다.

김민우는 자신의 성과를 모조리 동료들에게 돌렸다. 김민우는 “(포수 최)재훈 형과 야수들이 도와줘 승리를 많이 하게 됐다. 이 순위권에서 밖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도와주는 동료를 꼽아달라는 말에는 “누구라고 콕 집을 수 없다. 그냥 모두 다”라며 웃었다.

김민우의 올해 상승세에는 정신적, 기술적인 큰 보완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한 결혼은 심리적 안정을 가져왔다. 비록 신혼여행 다음날부터 다시 캐치볼을 하면서 시즌 준비에 매달렸지만 아내의 응원은 큰 힘이 된다. 근무지가 다른 탓에 주말부부로 지낸다. 김민우는 “아내가 잘할 때나 잘 못할 때나 항상 곁에서 응원해주고, 저에게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주려 한다”면서 “야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받지 말라. 안 되면 내가 먹여 살린다’고 말해준다. 그런 말들이 정말 힘이 된다. 예전에는 안 됐을 때 혼자 삭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는 슬라이더의 장착이 눈에 띈다. 김민우는 2015년 신인 2차 1라운드 지명 때부터 줄곧 유망주로 불려왔다. 시속 140㎞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을 주로 구사했다. 지난해에는 직구와 포크볼 구사 비율을 끌어올렸다. 변화구가 종(위아래)으로만 떨어지니 타자들의 눈에 금방 익었다. 김민우는 올해 초 “횡으로 가는 변화구도 있으면 좋겠다”는 호세 로사도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슬라이더를 다시 던졌다. 슬라이더는 좌우 움직임에 더욱 신경을 쓴다.

김민우는 “타자와 승부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카운트나 타자 성향에 따라 재훈이 형과 볼배합을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구가 잘 안될 때는 우선 여러 개를 던진 후 그날 가장 잘되는 것을 주 구종으로 삼고 위축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132.2이닝을 던져 통산 최다이닝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시즌 마무리 2주에 앞서 미리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몸을 관리하기로 했다. 그래서 그에게는 올 시즌이 완벽하게 다 던진다면 한 시즌을 온전히 던지는 최초의 시즌이다. 몸을 잘 관리한 덕분에 현재 규정이닝(54이닝)을 한참 웃돈 65이닝을 소화 중이다.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 김민우는 “제일 가까이 와 있는 10승을 목표로 하고 싶다”면서 “이닝 역시 올 시즌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 선발투수라면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 것이 큰 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리그 이닝소화 1위는 72이닝의 NC 드류 루친스키다. 김민우는 국내 투수들 중 롯데 박세웅과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곧 절반이 가득 차게 될 홈구장 이글스파크에서 맞이할 팬들을 위해 그는 “꼭 시즌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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