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의 역설..저가 아파트도 '투기 열풍'
[KBS 대전] [앵커]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해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아파트로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강력한 규제가 저가 아파트 매수세에 불을 붙이면서 오히려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황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종시 부강면에 있는 공시가격 4천만 원대의 소형 아파트입니다.
그동안 세종 신도심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다주택자의 세부담을 대폭 강화한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 이후 투자자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습니다.
올해 초 7천만 원대이던 집값은 몇 달 만에 30% 넘게 올랐고, 그나마 지금은 매물도 아예 사라졌습니다.
인근 아파트도 올해 초 5천만 원에 거래된 전용 59제곱미터가 최근 8천2백만 원의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아산의 이 소형 아파트에도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한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분석 결과, 세를 끼고 거래하는 이른바 '갭 투자' 매매가 최근 6개월간 68건을 기록해 전국 아파트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가격도 가파르게 올라 올해 초 6~7천만 원대이던 전용 38제곱미터 매매가는 최근 9천만 원을 넘어섰습니다.
저가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는 건 정부가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높였지만, 공시가격 1억 원 미만은 기본 취득세율 1.1%만 내면 되기 때문입니다.
[박승록/아산시 배방읍 공인중개사 : "다 투자용이죠. 전세 안고서... 전세 안고 자기 돈 얼마 안 갖고 투자하는 분들이 거의 99%라고 보시면 되죠."]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졌습니다.
[박유석/대전과기대 금융부동산행정과 교수 :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규제 위주의 정책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고요, 이러한 정책으로는 시장을 이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가 아파트까지 투기 대상이 되면서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황정환 기자 (bar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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