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잃고 생계마저.." 참사 10년 째인데 피해 구제 더뎌
【 앵커멘트 】 지난 2011년 원인 모를 폐질환으로 임신부들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이 올해로 10년 째를 맞았습니다. 피해자들의 건강은 물론 생계까지 위태로운 상황인데, 정부의 피해 구제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김종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에 사는 김경영 씨는 2007년부터 4년 동안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습니다.
'인체에 해가 없다'는 말을 믿었지만 결과는 가혹했습니다.
2009년부터 호흡곤란 증세가 시작돼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세 번에 걸쳐 폐수술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번의 유산을 경험했고, 13살인 딸도 천식을 앓게 됐습니다.
▶ 인터뷰 : 김경영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신약 주사를 맞으면서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거예요. 한 달에 병원비만 200만~300만 원이 우습게 나가는 거죠."
피해자 대부분이 치료 과정에서 합병증이 생기고, 직장도 잃게 됐지만 정부로부터 피해를 인정 받는 것도 구제 급여를 지급 받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10여 년 전에 문제의 제품을 썼다는 자료를 확보해야 하고, 이에 따른 건강 피해도 입증해야 합니다.
책임 부처인 환경부는 피해자 지원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경영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자료를 요청하려고) 매일 전화 시도를 했어요. 그런데 단 한 번도 연결이 안 되는 거예요. 한 달 동안."
지난달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조사하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기능까지 사회적 참사 특별법 시행령에서 삭제했습니다.
사참위는 환경부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자료 요청을 번번이 거부하고, 피해자 판정 일정을 두번이나 연기하는 등 피해자 지원을 위한 의지가 없다며 청문회를 예고했습니다.
▶ 인터뷰 : 황전원 /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지원소위원장 - "(출석이) 필수적인 기관은 환경부 장관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이 되겠습니다. 피해 구제가 어떻게 제대로 진행이 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고요."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공론화한 지 10년.
전국에 67만여 명의 피해자가 있는 걸로 추산되지만 이중 신고자는 1% 수준이고,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피해 인정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MBN뉴스 김종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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