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콘서트 입장 인원 늘린다..문화체육계 숨통 트일까
경기장 좌석의 10% 관객만 입장하고 있는 수도권의 한 프로야구단 관계자는 “야구장에 관중이 들어오면 인원과 관계없이 고정 지출이 발생한다. 관중 10% 입장으로는 경기당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10일 현재까지 KBO리그 10개 구단의 입장 수입은 89억1834만 원이다.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00억 원이 줄어들었다.
새로운 조정안이 시행되는 14일은 각 구단의 이동일이라 경기가 없다. 구단들은 15일부터 관중을 늘려 입장시킨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구단 내 안전요원 수도 늘릴 계획이다. 다만 경기장 내 음식 섭취와 육성 응원은 계속 금지된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장 내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는 만큼 음식 섭취를 금지한 조치도 풀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중음악계 역시 환영의 목소리를 내놨다. 14일부터 콘서트 입장 인원이 4000명으로 늘어나면서 야외 대중음악 페스티벌인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1’(26~27일, 서울 송파구 88잔디마당), 아이돌 가수 연합 공연인 ‘제27회 드림콘서트’(26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등 대형 공연이 관객 수천 명 앞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 관계자는 “발열 체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행사장으로 입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야외 무대 앞쪽에 의자를 배치해 지정좌석제로 운영하며, 안전 요원이 수시로 돌아다니며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와 별도로 7월 5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지금처럼 확진자 수 증감에 따라 기존 거리 두기 방식을 조금씩 바꾸는 것이 아니라, 현행 5단계의 거리두기를 1~4단계로 전환한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개편안 초안은 3월에 발표됐다.
초안의 틀을 유지할 경우 수도권에서도 사적 모임에 8명까지 모이는 게 가능해진다. 현재 밤 10시까지만 영업하는 수도권 식당과 카페, 노래연습장, 유흥시설 역시 밤 12시까지는 영업하게 된다. 나머지 다중이용시설은 시간제한이 사라진다.
일부에선 거리 두기 개편안을 촉박하게 추진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령층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이 6월 말에 끝나고 항체형성 기간이 2주 정도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7월 중하순에 거리 두기 체계 개편을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의견을 수렴해 다음 주에 구체적인 새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개편안을 7월 초에 바로 적용할지는 이달 말까지 방역 및 예방접종 상황을 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몇 달 동안 거리두기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으며 적용 시점을 논의하는 중”이라며 “6월까지 전체 인구의 4분의 1 정도의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 그때부터 ‘일상 회복’ 대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3분기(7~9월) 백신 접종계획을 17일 발표한다. 60~74세 가운데 백신이 부족해 접종 일정이 연기된 사람들이 최우선 접종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후 연령순으로 50대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7, 8월에는 30세 이상 어린이집·유치원·초중고 교사와 고3 수험생의 접종도 예정됐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헌재 기자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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