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 중사 SNS 대화에 담긴 국선변호인의 '무성의'
[뉴스데스크] ◀ 앵커 ▶
공군에서 발생한 성폭력 이후 집단적인 회유, 방치, 따돌림 끝에 스스로 삶을 정리한 사건.
무엇이 이 모 중사를 죽음으로 몰았는지 결정적인 증거가 될, 성폭력 당일부터 삶의 마지막 날까지 이 중사와 남편 사이 주고받은 문자 대화 내용을 MBC가 입수했습니다.
누가, 어떤 고통을 주었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신재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3월 2일 성폭력 사건 발생 후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5월 21일까지 남편과 주고받았던 SNS 대화들입니다.
3월 21일, 이 중사는 남편에게 가해자 장 모 중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합니다.
공군은 피해자, 가해자 분리가 신고 즉시 이뤄졌다고 했지만 이 중사는 사건 발생 20일이 지나도록 가해자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던 겁니다.
SNS 대화들에는 근무를 바꿔 억지로 회식에 가야 했던 경위부터, 은폐, 회유 등 2차 가해가 이뤄진 정황, 이 때문에 부대에 복귀하지 못하는 심정 등이 곳곳에 드러나 있습니다.
특히 이 중사는 "가해자가 혐의를 부분적으로 부인하고 있다"면서 수사와 재판에 불안해했습니다.
남편은 '국선변호인이 완전히 대충하고 있다'면서 "사선으로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이 중사는 "사선은 선임 비용이 수백만 원"이라며 "현실적으로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이 중사의 남편은 "국선변호인이 코로나 격리 때문에 피해자 조사에 못 온다고만 하고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아 아내가 불안해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5월 8일부터 16일까지 3차례에 걸쳐 아직 국선변호인인 공군 법무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는 대화만 계속 이어졌고, 17일에서야 통화가 됐습니다.
3월 말, '딸의 극단 상황이 우려된다'며 이 중사의 아버지가 군검찰에 보낸 탄원서도 국선변호인이 한 달여 동안 갖고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사의 국선변호인은 공군 인권나래센터 인권침해구제팀 소속.
군검찰 등이 속해있는 공군본부 법무실 내에 있습니다.
[전익수/공군 법무실장] "날짜는 정확하지는 않은데 국선변호사가 계속 가지고 있다가 군검찰 송치 이후에 전달하기 위해서… 왜 그러냐 하면 (탄원서가) 군검사 앞으로 돼 있습니다."
[박주민/국회 법사위원장 직무대리] "됐고요! 누구를 자꾸 비호하시려고 자꾸 이유를 설명하시고 그러세요!"
사건을 은폐, 방조한 최정점엔 공군 법무실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공군 법무실과 인권나래센터를 압수수색하러 나온 국방부 수사관은 "친정집에 오는 마음이 좋지 않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습니다.
MBC 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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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웅 기자 (voic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272547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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