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적절할 때 정상화" 한은 총재, 또 금리인상 시사

김신영 기자 2021. 6. 1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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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 통화 정책을 앞으로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화’는 코로나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지난해 크게 낮췄던 기준 금리를 올린다는 의미로, 지난달에 이어 또 연내 기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경제 주체들과 사전에 충분히 소통함으로써 (기준 금리 인상에) 충격 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정상화를 언급했다.

이 총재가 기준 금리 인상을 잇달아 거론한 것은 올해 한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강해지는 동시에 초저금리로 불어난 가계 부채 부담도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4.0%로 지난 2월 전망치에 비해 1.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미국·유럽 등 세계 주요국도 코로나 백신 접종에 따른 경제 회복과 물가 상승이 진행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1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한국은행

지난 10일(현지 시각)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0%로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으로 전문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음식·에너지 등 변동성이 비교적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3.8%로 약 30년 만에 최고치였다.

같은 날 유럽중앙은행(ECB)도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이전보다 0.4%포인트 높은 1.9%로 상향 수정했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기준 금리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주요국이 경제성장률 및 물가 상승률을 계속 상향 조정하며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시장은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당분간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면서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 정부가 경기 회복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제인 폴리 라보뱅크 외환 담당 이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전히 금리는 낮고 잉여 저축은 많이 쌓여 있다. 시장에 심각한 충격이 오기엔 아직 이르다”고 했다.

금리 상승 공포가 시장에 번지면 통상 미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한다. 하지만 미 소비자물가가 발표된 10일 미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오히려 0.05%포인트 하락한 연 1.4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1.5% 선 아래로 내려갔다. 증시 개장 전 나온 한은 총재의 기준 금리 연내 인상 신호에도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0.8%, 0.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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