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된 10채 중 4채 1억 이하..지방 초저가 아파트마저 동났다

이덕연 기자 2021. 6. 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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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부터 올 6월 초까지 1년 여간 지방(광역시 포함)에서 거래된 아파트 10가구 중 2가구는 시세가 1억 원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일부 지역에서는 이 기간의 1억 원 이하 초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40%를 넘는다.

'7·10 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 초까지 지방 아파트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광역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매가 1억 원 이하 비중이 30%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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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다주택자 규제 역설>
20년 7월~21년 6월 지방 거래분석
전남은 41.2%가 1억 원 이하 거래
다주택 규제로 전방위 '풍선효과'
부산 아파트 단지 전경./서울경제DB
[서울경제]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 초까지 1년 여간 지방(광역시 포함)에서 거래된 아파트 10가구 중 2가구는 시세가 1억 원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일부 지역에서는 이 기간의 1억 원 이하 초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40%를 넘는다. 정부가 지난해 ‘7·10대책' 에서 다주택자 규제를 대폭 강화하자 취득세 중과 등에서 제외된 ‘공시가 1억 원(보통 시세 1억 원 이하)’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계속 몰린 데 따른 것이다. 다주택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가 지방의 저가 아파트 시장마저 과열시킨 셈이다,

11일 서울경제가 직방에서 받은 지방의 ‘가격대별 아파트 거래 현황(2020년 7월~2021년 6월 9일)’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지방의 시세 1억 원 이하 아파트는 시장에서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거래 급증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방에서 1년 여 동안 거래된 아파트는 39만 4,899건이었다. 이 가운데 매매 가격 1억 원 이하 거래는 8만 4,425건으로 비중이 21.4%였다. 전남의 경우 이 비중이 무려 41.2%로 절반가량이 1억 원 이하 거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10대책을 내놓으며 취득세율을 최고 12%까지 높였다. 다만 공시가 1억 원 미만 주택은 기본 취득세율(1.1%)을 적용하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덜한 지방의 1억 원 이하 아파트로 투기 수요가 몰렸다”며 “1억 원 이하 아파트는 투기와 거리가 있다고 가정하고 예외를 만든 정부 실책에 따른 정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규제 역효과 외지인 갭투자 기승···집값 띄워놓고 결국 피해는 실수요자>

#지은지 30년 된 강원도 원주시 ‘단구 1단지’ 전용 47㎡는 지난해 ‘7·10 대책' 발표 당시 매매 신고가가 7,400만 원으로 1억 원 이하였다, 하지만 신고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에는 8,500만 원에 거래됐고, 올 5월에는 1억 2,3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약 1년 만에 아파트값이 4,900만 원, 66% 가량이 뛴 것이다. 이곳 외에도 지방 곳곳에서 ‘공시가 1억 이하(보통 시세 1억 이하)’ 아파트 거래가 폭증하면서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대부분이 갭 투자를 논린 외지인 수요다.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볼 가능성이 더 커지는 셈이다.

‘7·10 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 초까지 지방 아파트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광역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매가 1억 원 이하 비중이 30%를 넘겼다. 이 기간 동안 1억 원 이하 비중을 보면 전남이 41.2%로 가장 높았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했다. 1억 원 이하 비중을 보면 △강원도 35.2% △충북 33.1% △충남 31% △전북 35.8% △경북 36.7% 등으로 30%를 넘긴 지역이 다수였다. 광역시도 초저가 주택거래가 적지 않았다. 광주에서 11.1%, 대전에서 12.3%가 나왔다. 집값이 폭등한 세종도 16.0%를 기록했다.

지방의 1억 원 이하 주택은 그간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다. 대부분 낡고 오래된 소형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서울처럼 재건축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다주택자 규제가 한층 강화된 지난해 ‘7·10 대책’ 이후 외지인 수요가 몰리면서 현재까지 ‘사자’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외지인 매수세는 다른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1억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41.2%로 가장 높은 전남은 외지인 매수 비율이 ‘7·10 대책’이 나온 지난 7월을 기점으로 26.9%(2019년 7월~2020년 6월)에서 33.6%(2020년 7월~2021년 4월)로 상승했다. 강원도도 이 기간 동안 외지인 비율이 35.4%에서 40.9%로 늘었다. 전세가 비율이 높은 단지에서는 내 돈 한 푼 들이지 않는 ‘무 갭투자’도 빈번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에 쫓긴 투기 수요가 지방 저가 아파트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면서 “그 결과로 서민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권 교수는 “정부 규제가 잇따른 풍선 효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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