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LGU+, 콘텐츠 사용료 협상 난항..'모바일tv' 블랙아웃 현실화되나
이기범 기자 2021. 6. 11. 18:31
프로그램 사용료 놓고 협상 지지부진, U+모바일tv CJ ENM 방송 중단 가능성↑
KT와도 협상 진척 없어..OTT 경쟁 상황 속 IPTV 업계와 CJ ENM 갈등 심화
KT와도 협상 진척 없어..OTT 경쟁 상황 속 IPTV 업계와 CJ ENM 갈등 심화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LG유플러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U+모바일tv’에서 CJ ENM 채널의 실시간 방송이 사라지는 '블랙아웃' 사태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가 CJ ENM과 ‘U+모바일tv’에서 제공 중인 tvN, 엠넷, 투니버스 등 CJ ENM 총 10개 채널 실시간 방송을 놓고 프로그램 사용료를 협상 중이지만 협상 마감 시한인 11일 현재까지 진전이 없어 자정 무렵 방송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U+모바일tv 관련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아직 협상에 진전이 없어 실시간 방송이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 역시 “달라진 건 없고 여전히 협상 중이다. 공지한 대로 실시간 방송 중단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U+모바일tv 놓고 “OTT로 별도 계약 해야” vs “IPTV 부가서비스일 뿐”
앞서 CJ ENM은 LG유플러스와 U+모바일tv 관련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에 진전이 없자 LG유플러스 측에 실시간 방송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U+모바일tv' 이용자들에게 11일부터 CJ ENM 채널 실시간 방송이 중단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방송 제공을 위해 CJ ENM과 지속 협의를 진행하겠다"라면서도 "다만 당사의 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휴사가 실시간 방송 공급을 중단할 수 있어 안내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관건은 U+모바일tv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다.
CJ ENM은 LG유플러스에 IPTV 프로그램 사용료와 모바일 플랫폼 사용료를 별도로 계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IPTV와 함께 묶어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아왔는데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분류되는 U+모바일tv 가입자 규모에 맞는 사용료가 책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U+모바일tv가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방송을 시청하는 이용자 요구를 반영한 IPTV와 연계·파생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IPTV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과 연계해 사용료 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양사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에서도 U+모바일tv를 OTT라고 정의 내렸다”며 “저희 입장은 제발 협상 테이블에 나와서 비용 산정 근거가 되는 채널 가입자 수를 알려달라는 건데 이 근거조차 알 수 없어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U+모바일tv는 기존 가입자 대상으로 운영하는 부가서비스 개념이다. CJ ENM은 OTT니까 돈을 더 달라는 건데 저희는 이 서비스로 돈을 못 번다”고 반박했다.
◇KT ‘시즌’도 CJ ENM 채널 방송 중단 우려
현재 CJ ENM은 U+모바일tv 외에도 티빙, KT 시즌 등에 실시간 방송을 제공 중이다. KT는 아직 별도 공지를 하지 않았지만 LG유플러스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CJ ENM과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CJ ENM은 IPTV, OTT 프로그램 사용료 별도 계약을 이유로 LG유플러스에는 모바일 플랫폼 프로그램 사용료로 이전보다 2~3배, KT에는 10배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CJ ENM과 협상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협상에 큰 진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LG유플러스처럼 실시간 방송 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곧 비슷한 모습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근거가 되는 가입자 산정 기준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OTT 경쟁 심화가 불러온 콘텐츠 사용료 갈등
IPTV 업계와 CJ ENM 측은 지난 2월부터 프로그램 사용료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난달 20일 IPTV 3사는 성명을 통해 "최근 대형 콘텐츠 사업자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전년 대비 25% 이상이라는 비상식적 수준으로 콘텐츠 공급 대가를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 주재로 현안 간담회를 여는 등 중재에 나섰지만,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31일 CJ ENM이 콘텐츠 투자 확대 및 '티빙'의 글로벌 플랫폼 확장 등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대에 콘텐츠 유통 구조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결국 이 같은 갈등은 OTT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해외 시장을 내다보는 콘텐츠 제작사와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IPTV 간의 입장 차에서 불거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2일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가 속한 한국IPTV방송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CJ ENM이 글로벌 마켓을 타깃으로 콘텐츠 제작 투자를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비용을 국내 시장에 전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미디어 시장 규모와 재원 구조에 대한 고민이 결여된 이 같은 주장은 시장 질서를 파괴하고 국내 이용자의 과도한 부담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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