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보수정당서 터져나온 세대교체 열망, '30대 대표' 만들었다

김미나 2021. 6. 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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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보수정당에서 헌정 사상 최연소인 36살 당 대표가 선출됐다.

변화·쇄신의 열망이 보수정당에서 먼저 분출됐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지난 3일 보수의 본산인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이 대표는 "박근혜 탄핵은 정당했다"며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그에 대한 지지세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이 대표의 당선이 보수정당의 체질 개선으로 연결될지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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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보수정당에서 헌정 사상 최연소인 36살 당 대표가 선출됐다. 안정을 추구해온 보수적인 지지층이 국회의원 경험도 없는, 30대 청년 정치인에게 ‘변화의 바람’을 투영한 것은 한국정치사에 던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 변화·쇄신의 열망이 보수정당에서 먼저 분출됐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이 대표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43.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70%를 반영하는 당원투표에선 경쟁자인 나경원 후보에게 5200여표 부족했지만, 국민 여론조사(30% 반영)에서 58.76%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최종 합산 6.68%포인트 차로 나 후보를 누르고 당권을 거머쥐었다.

이 대표는 경선 승리 뒤 거듭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변화를 통해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것”이라며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달라. 그러면 세상은 바뀔 것”이라고 당부했다. 당선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며 승인을 분석했다.

‘이준석 돌풍’은 선거 중반부터 거세게 불어닥쳤다. 기성 정치권과 기득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당원과 시민들의 표심이 ‘사이다’ 화법으로 당 안팎에서 혁신을 부르짖은 이 대표에게 급격히 쏠렸다. 그의 당선을 두고 1969년 신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40대 기수론’의 21세기 버전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긴급조치·86세대 또는 50~60대 관료·전문가 그룹이 장악하고 있는 한국 정치판에 균열을 낸 ‘세대 교체’ 결과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4·7 재보선에서 확인된 ‘정권교체’의 열망은 실체가 한층 분명해졌다. 보수 지지층이 선거 승리를 위해 향후 대선 경선에서도 ‘전략적 사고’를 할 가능성은 커졌기 때문이다. 당내 특별한 지역적 기반이나 조직동원력이 없던 이 대표에게 적지 않은 당심(37.41%·득표수 5만5820표)이 모인 것을 두고, 전통 지지층도 이젠 민심을 따라 ‘전략적 판단’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일 보수의 본산인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이 대표는 ”박근혜 탄핵은 정당했다”며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그에 대한 지지세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영남 중심, 고연령, 보수적 당원들도 결국은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을 좇아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며 “선거 막판 네거티브도 먹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수정당으로선 2016년 국정농단과 탄핵 사태 이후 5년여 만에 당을 쇄신하고 재건할 토대를 만들었다. 이 대표의 당선이 보수정당의 체질 개선으로 연결될지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586세대가 전면적으로 등장한 이후에 가장 의미 있는 세대 변화”라며 “당이 엠지(MZ·1980∼2000년대생)세대가 요구하는 새 가치로 무장할 수 있을지, 자유와 공정이라는 이 대표의 열쇳말이 어떻게 드러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이 대표 개인 역량과는 별도로, 새 세대의 등장은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 됐다”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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