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평원, 이전 제외 기관' 10년된 고시 아무도 확인 안 했다

박은경 기자 2021. 6. 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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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실 조사 결과, 신축부터 특공까지 총체적 부실 드러난 '유령청사'

[경향신문]

행복청·LH·기재부 모두 미확인
관세청은 임의대로 규정 해석, 강행
국수본에 이첩…부처 감사 후 징계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이 세종시 특별공급(특공) 아파트를 노리고 ‘유령청사’를 지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청사 신축 준비부터 특공까지 관세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기획재정부 모두 관련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부겸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라 관평원 청사 신축 경위 및 특별공급 조사를 벌인 국무조정실은 이 같은 문제점을 확인했다면서 조사 결과 관련 자료를 국가수사본부로 이첩, 수사 의뢰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세청은 청사 신축을 추진하면서 2005년 10월 고시된 세종시 이전계획상 관평원이 이전 제외기관임을 확인하지 않고 2015년 10월부터 신축부지 검토에 들어갔다.

부지 사전검토를 진행한 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이전계획 고시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허가 관청인 행복청이 2017년 12월 관세청이 낸 건축허가 요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야 관평원이 이전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관세청은 문제가 확인되자 계획을 취소하는 대신 행정안전부에 이전계획 고시 개정을 요청했다. 관평원을 이전 대상 기관에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행안부는 ‘변경고시 대상이 아님’이라고 회신했으나, 관세청은 고시 개정 없이도 세종시 이전이 가능한 것으로 임의 해석해 청사 신축을 강행했다. 결국 행안부가 이전계획을 바꿀 수 없다고 방침을 밝히면서 171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새 청사는 텅 빈 ‘유령청사’로 전락했다.

이 기간 관평원 전체 직원 82명 중 49명이 세종시 아파트 특공에 당첨됐다. 특공을 받은 49명 중 19명은 입주시기가 도래했으며, 이 중 실제 입주한 사람은 9명, 전세 임대를 한 사람은 9명, 주택을 전매한 사람은 1명이다.

국조실은 “지금까지 확인된 문제점 외에 당시 업무관련자(퇴직자) 등을 추가 조사해야한다”며 “조사 자료 일체를 국가수사본부에 이첩·수사의뢰하고, 관련 부처에서도 추가 자체감사 후 징계 등 인사 조처를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평원 직원의 특공 취소 여부는 국수본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이에 대한 법리검토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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