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도 '마이데이터' 바람..실효성은 미지수

권유정 기자 2021. 6. 11. 16: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업계 첫 사업 본허가
한투·KB·키움 등 지난달 예비허가 신청
전문가들 "자체적인 플랫폼 경쟁력 같이 키워야"

미래에셋증권(006800)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데이터의 핵심은 각종 금융사와 기관에 흩어져있는 개인의 정보를 한 곳에 모아서 보여주고, 분석하는 데 있다.

최근 현대차증권(001500)은 국내 한 보안업체와 마이데이터 관련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약 22억원으로, 해당 업체는 현대차증권의 마이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개발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수신데이터 처리 및 연계, 데이터 분석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도입되면 금융소비자는 자신의 신용정보를 한 곳에서 편하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 제공

앞서 올해 1월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본허가를 받았다. 마이데이터 심사는 예비허가(2개월)와 본허가(1개월)로 나뉘는데, 1차 관문인 예비허가를 통과하면, 본허가 심사기간이 1개월 정도로 줄어든다.

미래에셋증권 다음으로는 하나금융투자가 본허가를 신청했다. 하나금투는 지난달 28일 계열사인 하나은행, 하나카드 등과 함께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신청했다.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투 등 하나금융 계열사들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로 예비허가가 지연됐다가 지난달 12일에 예비허가를 받았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마이데이터 시장 규모를 추정하는 통계는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6조8582억원에서 지난해 19조2736억원으로 14% 넘게 성장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오는 2023년에는 그 규모가 30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는 곳은 다른 증권사의 고객 정보를 볼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곳은 볼 수가 없다”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너도나도 마이데이터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현대차증권을 포함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039490), 대신증권(003540), 한화투자증권(003530),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030610) 등이 예비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본허가는 이번 달 예비허가를 받으면 신청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다만 증권사 입장에선 마이데이터 사업이 확대될수록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이미 플랫폼 사업자와 연계해 고객들과 소통을 늘리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플랫폼이 미치는 영향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한 번 플랫폼으로 이탈한 고객을 다시 유치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회사마다 자체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메뉴나 프로세스 등을 단순화하고, 디자인, 사용자 환경(UI)·사용자 경험(UX) 등을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자체적인 자산관리 앱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 정식으로 출시하는 모바일페이 ‘미래에셋페이’에도 서비스를 연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외 나머지 증권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전략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마이데이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안전과 보안 장치가 담보돼야 한다”며 “개인정보 유출이나 오남용 사고가 발생하면 많은 고객들이 피해를 입어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마이데이터 사업은 오는 8월 4일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지난해 8월 개정된 신용정보법이 시행되면서 제도화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지난달 본허가를 신청한 기업들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