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개표 100%에도 당선자 발표 없어..후지모리 "사기" 주장하며 불복 시사

이윤정 기자 2021. 6. 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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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페루 현지 안디나통신 캡처


페루 대선 개표가 10일(현지시간) 100% 이뤄졌지만, 공식 당선자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약 6만9500표차로 패배 기로에 놓인 ‘우파’ 민중권력당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46)는 ‘선거 사기’ 주장을 펼치며 불복 의사를 시사했다.

이날 페루 현지 안디나통신에 따르면, 이날 개표가 100% 진행된 상황에서 ‘좌파’ 자유페루당의 페드로 카스티요(51)의 득표율은 50.198%를 기록했다. ‘우파’ 민중권력당의 게이코 후지모리(46)는 49.802%로, 두 후보 간 득표율 차는 불과 0.396%포인트 차다. 선거재판소가 재검토해야 할 표가 일부 남아 있어 이들에 대한 검토가 끝나야 최종 당선자가 가려질 전망이지만, 승부를 뒤집긴 힘든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다비드 술몬트 페루 가톨릭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이 시점에서 후지모리가 카스티요를 따라잡을 것 같진 않다”며 “표차는 바뀔 수 있겠지만 카스티요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페루 선거관리 당국은 아직 당선자 발표를 하지 않았다.

공식 발표가 지연되고 있지만 카스티요는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등 좌파 지도자들의 ‘당선 축하’ 메시지를 리트윗하며 당선을 확신하고 있다. 카스티요는 이날 수도 리마에 있는 자유페루당 당사 발코니에서 지지자들 앞에 섰다. 트레이드마크인 전통모자를 쓰고 발코니에 선 카스티요는 “국민들이 깨어났다”며 “분열된 선거전이 끝난 뒤 페루 국민 모두를 위한 나라로 회복시키자”고 촉구했다.

페루 대선 후보로 나선 자유페루당의 페드로 카스티요가 10일(현지시간) 승리를 확신하며 수도 리마에 있는 자유페루당 당사 발코니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리마|AFP연합뉴스


한편 후지모리는 ‘사기’ 선거 주장을 이어가며 결과에 불복할 것임을 시사했다. 카스티요에 역전을 허용한 후 지난 7일 부정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 후지모리는 전날 또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부정과 사기 의혹이 있는 20만 표가량을 무효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1990∼2000년 집권)의 장녀인 후지모리 후보에게는 ‘독재자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인권 범죄 등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고 딸인 후지모리 또한 부패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에 따르면, 후지모리의 부패 혐의를 수사하는 담당 검사는 이날 법원에 후지모리의 재구금을 요청했다. 검사는 후지모리가 석방 당시의 규정을 어기고 사건 증인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후지모리는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돼 면책특권을 얻지 못하면 감옥에 가야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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