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반정부 시위..학생들 생각은?

최민정 2021. 6. 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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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절실한 시기…침묵 떨치고 일어서야"

"부패척결, 교육 질 향상, 빈곤층 지원해야"

이반 두케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반발해 지난 4월 28일 콜롬비아에서 전국적으로 일어난 범국민적 시위가 불평등과 빈곤 문제에 대한 항의로 확대되면서 연일 계속되고 있다.

한국 언론을 비롯해 전세계 언론이 보도하고 있지만 폭력적 시위 양상이나 과잉 진압과 같은 겉으로 보이는 상황에 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학생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는 이번 사태에서, 학생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교육 당국에 원하는 게 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대상 학생들은 현재 국공립 또는 사립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이번 시위에서 주목을 받았던 칼리, 포파쟌, 메타에 거주하고 있다.

Q. 전반적으로 이번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빅토리아 (메타 사립학교 9학년) : 처음에는 세제 개편에 반대하여 시위가 일어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고한 사람들도 해를 입고 폭력적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의 잘잘못은 투표를 통해 해결해야지 폭력적인 반달리즘으로 표출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린다 (칼리 공립학교 9학년) : 저는 중립적인 입장입니다. 시위 과정에서 물건을 훔치거나 불법적인 일을 자행한 사람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권리를 지키기 위한 평화로운 행진은 지지합니다.

루벤 (국립 바제 대학교 박사과정) : 저는 시위를 지지합니다. 지금이 콜롬비아가 변하기 위해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니퍼 (사립 쿠페라티바 대 칼리 캠퍼스) : 저도 지지합니다.우리가 소리를 내지 않으면 누구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루이사 (사립 쿠페라티바 대 포파쟌 캠퍼스) : 시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으로 시위가 시작됐는데, 첫 시위 후 정부는 개편안을 취소했습니다.

Q.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의 시위 현황은 어떻습니까?

루벤 : 칼리의 경우, 한 달째 도시간 이동이 금지되어 식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또, 이로 인해 지역 경제가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루이사 : 저는 포파쟌에서 있었던 행진에 참여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밤에 일어난 몇 몇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었지만, 낮에는 음악이 흐르고 춤을 추는 등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제니퍼 : 쿠쿠타에서도 평화로운 행진이 이루어졌습니다.

린다 :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는 지난 달 초 선생님들이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며칠 동안 시위에 참여하시며, 그 기간 동안은 수업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Q. 학생들이 이 시위를 왜 참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린다 : 학생들이 인권에 대해 눈을 뜨고 정부의 부정부패에 대응하기 위해 시위에 참여하는 것 같습니다.

루벤 : 중산층과 경제 취약계층이 점점 과해지는 과세에 더이상 잃을 게 없어서 목소리를 높이 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루이사 :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시위에 참여하는 것 같습니다. 학업에 열중할 수 있게 가정 내 최소한의 경제력이 필요한데, 이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어릴 때 학업을 포기하고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은 편입니다. 국공립 대학교에 진학하면 가정의 경제력에 따라 학비가 차등적으로 부과되긴 하지만, 국공립 대학교는 주로 대도시에 있습니다. 국공립 학교에 진학해서 학비 걱정을 던다 해도 생활비를 버느라 학업에 열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Q. 현재 콜롬비아 학생들이 마주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린다 : 공부하는 방법을 잘 가르쳐 줄 교습법을 가진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빅토리아 : 선생님의 역량에 따라 수업 질의 차이가 있습니다. 

루이사 : 교육에 대한 낮은 접근성,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졸업 후 일을 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적습니다.

제니퍼 : 우리가 공부한 전공을 살려 일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전공과 관련된 직무보다는 임시직이나 계약직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루벤 :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가적인 차원에서 교육에 투자가 적은 편이라 많은 학생들이 외국으로 떠나려하는 두뇌유출의 문제도 있습니다.

Q. 정부가 지난 달 12일 ‘에스트라토 1,2,3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 출신 학생들에게 국공립대 2021년 2학기 수업료 면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루이사 : 아주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루벤 : 임시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상 교육이 콜롬비아 학생들이 마주한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상 교육보다 학생들의 형편에 맞는 적정 수업료를 책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니퍼 : 정부에서 발표한 대로 잘 시행이 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장학금 수령자들에게 별도의 조건이 붙거나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Q. 학생들의 더 나은 학업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에서 어떤 정책들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습니까?

빅토리아 : 지역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방에도 더 많은 학습 공간들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기회를 확대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린다 : 교육의 질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루이사 : 교육과 연구 분야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다양한 장학금 제도가 필요합니다.

제니퍼 :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존중받으며, 평화롭고 공정하고 부정부패 없는 콜롬비아가 되었으면 합니다.

루벤 : 지금 콜롬비아의 상황이 어렵고 힘들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콜롬비아 메데진 = 최민정 글로벌 리포터 mjchoi07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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