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킹닷컴, 이탈리아서 2천억원대 탈세 혐의로 경찰 조사

세계 최대 온라인 숙박사이트인 부킹닷컴이 300만 유로(약 2078억 원)를 탈세한 혐의로 이탈리아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부킹닷컴의 스마트폰 앱. /트위터 캡처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제노바시 경찰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온라인 여행 대행사를 조사한 결과 150만 유로 이상의 수수료를 납부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부킹닷컴이며 정확한 탈세 혐의 금액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이탈리아에서 벌어들인 수익 7억 유로(약 9508억 원)에 대한 부가가치세 300만 유로다.

1996년 설립된 부킹닷컴은 네덜란드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모회사는 미국의 부킹 홀딩스다.

미국 코네티컷주 노워크에 본사를 둔 부킹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126억8000만달러(약 14조2200억원)이며 순이익은 23억4100만달러(약 2조6400억원)로 10년 사이 17배 가까이 늘었다. 시가총액(19일 종가 기준)은 804억6000만달러(약 91조원)에 이른다.

이에 부킹닷컴은 “최근 회계감사 결과를 통보받았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이탈리아 조세 당국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킹닷컴 측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연합(EU)국가에서는 부가세 납부 의무가 호텔 등 숙박업체에 있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탈리아 경찰의 이번 조사는 지난 6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국가들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정하기로 합의한 이틀 후 진행됐다.

이번 합의는 G7 재무장관 합의는 구글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에 법인을 두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부킹닷컴은 2015년에 프랑스에서도 기한이 지난 세금 3억5600만 유로를 내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세율이 낮은 네덜란드에서 이미 납부했기에 추가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킹닷컴은 이달 초 자사 임원들에게 2800만 유로(약 514억 4400만 원)의 고액 보너스를 지불한 것에 대해 항의가 빗발치자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6000만 유로(약 812억2800만 원)를 돌려주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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