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고객센터 "정규직 전환" vs "역차별"..노노갈등 점화

김도윤 기자 2021. 6. 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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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 노동조합이 직고용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10일 총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건보공단고객센터지부 제공) 2021.6.10. photo@newsis.com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고객센터 상담사 노동조합(노조)이 직고용(직접고용) 및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건보공단에서 공적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정규직 전환이 필수적이라 주장하고 있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는 정규직 전환이 이뤄질 때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끝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단 계획이다. 지난 10일 강원도 원주에 있는 건보공단 본사 앞에서 시작한 집회시위는 오는 1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11일에도 건보공단 본사 앞에 고객센터 직원 400여명이 모여 시위를 이어갔다.

건보공단 측에선 고객센터 직원의 정규직 전환은 내부 관계자와 외부인사로 구성한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란 입장이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직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노노(勞勞)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정규직원 사이에선 고객센터 직원의 정규직 전환 요구가 오히려 공공성을 해치는 역차별이란 지적이 나온다.

불똥은 청와대로 튀었다. 지난 7일 건보공단 직원이라 밝힌 A씨는 "건보공단 고객센터(콜센터) 직영화 및 직고용을 반대합니다"란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이어 지난 10일엔 건보공단 직원이라 밝힌 B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건보공단 1만5000명 임직원을 복지부 공무원으로 직고용 해 주십시오"란 글을 올리며 고객센터 직원의 직고용 요구를 비꼬기도 했다.

앞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공정성과 역차별 논란에 불을 지핀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례에 이어 또 한 번의 사회적 논란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정의 탈을 쓴 역차별" 주장…내부 젊은 직원 반발 심해
건보공단 정규직원 일부는 고객센터 노조의 직고용 요구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공정의 탈을 쓴 역차별이라며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A씨는 국민청원에서 "고객센터 직영화 및 직고용 주장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현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 철폐' 주장으로 수많은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이 직고용되거나 직영화 혹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A씨는 서울교통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국민연금공단,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을 예로 들며 "이제 건보공단 차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지금 콜센터 쪽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민간위탁)업체와 계약 시 개선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현재 공단 정규채용 시 고객센터, 서울요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2년 이상 근무하면 서류전형에서 우대사항 가산점이 주어지는 등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회의 평등은 중요하지만, 결과의 평등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공정의 탈을 쓴 역차별"이라고 덧붙였다.

B씨는 "각각의 기관에선 직원을 채용할 때 채용 절차를 통해 입사한다"며 "복지부 공무원, 건보공단 직원, 고객센터 직원 다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왜 고객센터 직원들은 공정한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건보공단 직원이 되려 하나"라며 "공정한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직고용 정책의 폐지를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A씨 글의 청원인은 11일 오후 기준 3300명을 넘었다. B씨 글의 청원인원은 2300여명이다.

실제 건보공단 정규직원 사이에선 고객센터 직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반대하는 기류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고객센터 직원의 직고용 요구와 관련해)특히 젊은 직원 사이에서 내부 반발이 심하다"며 "공정성 문제를 많이 따지고, 고객센터 직원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선 오는 18일 다음 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앞서 정규직 전환이 완료된 건보공단 청소용역, 업무지원직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상 1단계로 분류돼 2017~2018년 700명 정도가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가이드라인상 3단계로 구분되는 민간위탁기관 소속 직원은 협의회에서 논의를 거쳐 결정하게 돼 있고, 현재 이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객센터 노조에 속한 약 900명의 상담사 직원이 업무에서 빠졌지만, 전국 178개 지사에 근무 중인 공단 직원들이 전화 상담을 대응하고 있어 상담 업무나 민원 처리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노노갈등 원치않아…건보공단은 왜 고객센터를 외주에 맡기나"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지난 2월1일부터 68일째 파업을 강행 중인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9일 광주 서구 치평동 건강보험공단 호남제주본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1.4.9/뉴스1

파업에 나선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는 건보공단에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고객센터 직원을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보다 애초에 잘못된 고객센터 민간위탁을 폐지하고 직접 운영을 통해 공공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노갈등으로 비화하는 걸 원치 않는다며 정규직 노조와 대화를 통해 풀고 싶다고 밝혔다.

옥철호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정책국장은 "고객센터 직영화를 쟁취할 때까지 무기한 파업(할 것)"이라며 "지난 2월 전면 파업 때 (건보공단) 이사장이 직원들을 설득하겠다고 해 기다렸는데 시간만 지나고 변하는 게 없어 방식이 좀 과격하더라도 (파업 외)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옥 정책국장은 "고객센터를 직영화 해야 하는 이유는 상담사의 열악한 처우 개선도 있지만, 그보다 고객센터가 건보공단 소속으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데도 영역을 억지로 분리했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공공성이 훼손되는 경우가 있어 꼭 직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센터 노조가 건보공단 정규직과 똑같은 처우를 바라는 게 아니다"라며 "다른 공공기관을 봐도 인사관리 측면에서 상담직군을 따로 분리하기 때문에 정규직 직원과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고, 취준생(취업준비생)의 박탈감을 키우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옥 정책국장은 "고객센터 직원들이 노력도 하지 않고 떼를 써서 정규직 자리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2년마다 회사(위탁기관)가 바뀌고, 일한 만큼 호봉도 인정받지 못하고 근로계약서 쓸 때마다 계약 조건은 계속 초기화되고, 넓은 차원의 고용안정성이 매우 열악하다"고 호소했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 집회에 동참하고 있는 김해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노노 갈등을 유발하는 듯한 건보공단의 행태를 꼬집었다.

김 활동가는 "건보공단 고객센터 직원의 고용 형태 등에 대해 논의하는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 고객센터 노조가 빠졌다"며 "건보공단은 협의회에 정규직 노조가 빠져 형평성 차원에서 고객센터 노조도 제외했다고 하는데, 정규직 노조는 당사자가 아니라 협의회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당사자인 건보공단과 고객센터 노조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공단이 오히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르며 본인들이 처리해야 할 문제를 정규직 노조에 떠넘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또 "건보공단 고객센터 직원은 기본적으로 모든 국민의 건강정보를 다루고 상담하는 공적 영역의 업무를 한다"며 "공적 업무를 민간위탁으로 맡기다보니 가입자가 충분히 상담받을 권리가 훼손되고 정보보호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보공단이 공공성을 회복하고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고객센터를 직접 운영해야 한다"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비용 문제와 관련해선 민간위탁 업체가 중간에 끼면 중간착취나 관리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직접고용을 통해 관리비용을 노동 여건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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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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