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뒤바뀐 처지.."꼰대 정당 될라" 민주당 전전긍긍

서영지 2021. 6. 1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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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교섭단체 정당의 최연소 대표'가 탄생한 11일, 더불어민주당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우리나라 정당사상 최연소 제1야당 당 대표 선출을 계기로 정치가 새롭게 변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이소영 대변인이 전했다.

5·2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송영길 대표가 86세대로서는 처음으로 민주당을 지휘하고 있지만 30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비교하면 '오래된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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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국회의원실 보좌관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당정청회의, 최고위원회의가 취소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방역 관계자가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내 교섭단체 정당의 최연소 대표’가 탄생한 11일, 더불어민주당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4·7 보궐선거로 기초체력을 회복하더니 ‘이준석 돌풍’으로 체급을 올린 국민의힘과 대선의 링에서 맞붙는 일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뼈를 깎는 쇄신을 하지 않고선, 이준석 바람에 밀려 낡고 고루한 정당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우리나라 정당사상 최연소 제1야당 당 대표 선출을 계기로 정치가 새롭게 변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이소영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송 대표는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넘고 합리적인 보수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진영 논리를 벗어나 대한민국 발전을 위하여 함께 논쟁하면서 발전해가는 여야 관계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로선 ‘새로운 변화’가 절실한 쪽은 오히려 민주당으로 보인다. 5·2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송영길 대표가 86세대로서는 처음으로 민주당을 지휘하고 있지만 30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비교하면 ‘오래된 정치인’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기성 정치와 다른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정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 청년 당 대표이기 때문에 실용적인 태도로 20~30대 피부에 와 닿는 이슈를 잡아서 기민하게 치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훨씬 더 젊어진 이미지를 가져간 반면, 86세대가 전면에 포진한 우리는 ‘꼰대 정당’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게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보수정당은 기득권이고, 진보정당은 사회개혁을 추진하는 정당으로 보여야 하는데 누가 봐도 보수는 혁신하고 민주당은 정체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계기로 민주당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당 지도부에 속한 한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출현은 ‘정치가 스스로 먼저 변화하라’는 국민들의 뼈 아픈 메시지로 봐야 한다. 진보 진영도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아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를 길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한 초선 의원은 “청년 한 두명을 지도부에 더 넣어주는 건 장식에 불과하다. 가령 국회의원을 3선만 하고 그만두는 것 같은 과감한 아이디어로 청년들에게 공간을 열어주기 위해 몸부림 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또 다른 의원도 “민주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같은 지도자를 길러내려면 젊은 정치인들에 훈련 기회를 줘야 한다. 차기 전당대회에선 젊은 리더들이 배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준석 대표에 대한 선택은 기성의 정치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다. 민심에 대한 두려움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며 “민주당은 기성 정치의 구태를 얼마큼 끊어냈는지 돌아본다. 정치적 유불리를 완전히 걷어내고 민의가 충돌하는 어떠한 주제라도 회피 않고 논쟁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지, 청년의 언어로 공감하고 소통하고 있는지, 혹 그들을 가르치려 들지는 않는지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 상대의 변화는 가장 큰 위협임과 동시에 또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큰 기회”라며 “저부터 혁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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