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울혈성 심부전 진단받고 충격..아내·아들 소중함 깨닫게 된 기회

기자 2021. 6. 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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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탈 없이 2020년을 보내는 줄 알았다 한밤중에 잠을 청하려고 누웠는데 잠도 오지 않고 갑자기 숨이 꽉 막혔다.

소화가 되지 않아 급체라고 생각해 약을 먹었지만 소용없었다.

중환자실이라니.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빨리 나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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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별 탈 없이 2020년을 보내는 줄 알았다 한밤중에 잠을 청하려고 누웠는데 잠도 오지 않고 갑자기 숨이 꽉 막혔다. 소화가 되지 않아 급체라고 생각해 약을 먹었지만 소용없었다. 아내가 놀라 물어봐도 대답도 하기 힘들었다. 대형병원 응급실로 전화하니 바로 오라고 했다.

응급실에 도착하니 상황이 급하게 바뀌었다. 맥박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도록 뛰었다. 전기충격을 해도 맥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내 나이 쉰 중반이 되도록 입원이라는 걸 해 본 적이 없었다. 젊어서 운동을 했기에 건강엔 자신이 있었다. 중환자실이라니….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팔에 바늘을 꽂고 온갖 주사액이 투입됐다. 정말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

뜬눈으로 하룻밤을 지내고 나니 검사결과가 나왔다. 의사 선생님이 심장 기능 상태가 10%밖에 안 되고 콩팥 기능도 좋지 않다고 하셨다. 눈앞이 깜깜해지더니 멍한 기분이 들었다. 생전 알지도 못했던 질병이 생기다니 믿기 어려웠다. 심실성 빈맥과 수축기능부전을 동반한 울혈성 심부전이라고 했다. 심계항진을 동반한 호흡곤란과 심전도상 심실빈맥으로 인해 전기생리학 검사를 하고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했다.

수술이 끝나고 의사 선생님이 오시더니 잘 끝났다고 말하면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6개월가량의 휴식이 필요하다며 잘 치료하면 된다고 했다. 하루 한 번 보호자 1인에 한해 면회가 허락됐고, 아내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힘들었다. 이런저런 얘기로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아내가 고마웠다.

퇴원하고 바로 회사에 출근하기는 어려웠다. 병가를 내고 생전 먹어본 적 없던 심장약을 복용하면서 지낸다. 아빠가 누워 있는 모습을 본 아들의 얼굴색도 좋지 않아 보였다. 집안에서 가장의 몰락으로 가족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빨리 나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염식과 꾸준한 산책으로 힘을 키우고 있다.

아프고 나니 내 소망은 가족을 지키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다.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몸이 아프면 꿈도 사라지고 진정 세상을 살아갈 모든 동력을 잃게 된다. 내가 건강해야 가족도 행복할 수 있다. 젊은 날 바쁘게 살아왔지만 이제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오십 대가 돼서야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이었다.

남의 일처럼 생각했던 병원생활과 수술까지, 내겐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 힘들었던 중환자실의 시간을 버티도록 도와준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들이 고맙다. 그들에겐 일상의 일이지만 그분들은 내 생명을 살려준 은인들이다. 이런 분들이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하다. 이런 모습을 보여 가족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감사하다. 어렵게 되찾은 일상을 위해 나는 열심히 걷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 중이다. 다시 살아갈 기회를 꼭 붙잡을 생각이다.

송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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