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진보·보수 정치 예비군 明暗

기자 2021. 6. 1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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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기도에서 일하던 '어공(어쩌다 공무원·직업 공무원이 아닌 정무직 공무원)' 몇 명이 사표를 내고 떠났다.

진보 정치에는 예비군이 넘쳐난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에서 민주화·통일 운동을 한 뒤 정치권에 진입한 이들은 대부분 취업이나 사업으로 직접 돈을 벌어본 경험이 없다.

윤 전 총장 캠프가 구성되면 보수 쪽 정치 예비군 구성에 변화가 왔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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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얼마 전 경기도에서 일하던 ‘어공(어쩌다 공무원·직업 공무원이 아닌 정무직 공무원)’ 몇 명이 사표를 내고 떠났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측근들이다. 이들은 도 밖의 캠프에서 이 지사의 대통령 선거 운동을 돕는다. 도에서 월급 받으며 선거 운동에 관여하다가 법적·정치적 구설에 오르는 대신 깨끗하게 손 털고 나간 것이다. 이제 소득이 없어졌지만, 불만도 없다. 이 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잃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 주자 선두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캠프 구성이 시작됐다. 윤 전 총장은 캠프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소규모 핵심 인원에, 공유 오피스를 사무실로 임차할 생각을 할 정도로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지만 돕고 싶다는 자원자들, 자천타천 추천자들이 구름같이 몰린다. 그러나 문제는 윤 전 총장이 정말 원하는 인물은 찾기 쉽지 않다는 것. 당장 급한 공보 담당부터 한 사람씩 채워나가고 있다.

진보 정치에는 예비군이 넘쳐난다. 대부분 학생 운동권 출신이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에서 민주화·통일 운동을 한 뒤 정치권에 진입한 이들은 대부분 취업이나 사업으로 직접 돈을 벌어본 경험이 없다. 진보 정당이 집권하면 여당과 정부, 친여 시민단체 등에 자리를 얻어 생계를 유지하거나,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선출직 출마를 업으로 삼았다. 4050 운동권 출신과 이들이 키운 후배들은 진보 진영 예비군이 돼 선거 때마다 힘을 모은다.

보수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인물 얻기가 어려워졌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상대적으로 ‘잘난 사람’이 많다. 굳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산다. 회사에 다니든, 사업을 하든, 밥벌이는 하기 때문에 생계를 버리고 특정 후보를 도우러 나가기 어렵다. 영입하려는 공직 선거 후보도 당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표 내고 도와달라”는 말은 하기 어렵다. 둘째, ‘비겁한’ 사람도 많다. 대부분 “나는 뒤에서 돕겠다”고 한다. 손에 흙은 안 묻히고, 과실만 따 먹겠다는 심보다.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윤 전 총장 캠프가 구성되면 보수 쪽 정치 예비군 구성에 변화가 왔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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