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G7 이틀 앞두고 정의용은 왕이에 왜 전화걸었나

노민호 기자 2021. 6. 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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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통화를 가졌다.

이번 통화는 우리의 제의로 이뤄진 것인데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함께,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G7 정상회의, 한미일 3국 정상회의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한미동맹 강화-중국 견제' 분위기에 중국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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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월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 및 오찬을 가졌다.(외교부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통화를 가졌다.

이번 통화는 우리의 제의로 이뤄진 것인데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함께,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G7 정상회의, 한미일 3국 정상회의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한미동맹 강화-중국 견제' 분위기에 중국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한중외교장관 통화의 결과가 미국의 대외 전략을 비난하며 우리에겐 '남의 장단에 끌려가면 안 된다'는 왕 국무위원의 '훈계조 발언'으로 한국 외교의 자존심이 훼손되고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다.

외교부는 지난 9일 정 장관과 왕 위원의 전화통화는 한중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만큼 소통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또한 왕 위원과의 통화 분위기는 면박, 윽박지르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솔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對) 중국 견제 목소리가 쏟아질 G7을 앞두고 나온 왕 위원의 발언을 솎아보면 '굉장히 거칠었다'는 평가다. 소통 차원이라지만 통화를 이유로 중국이 G7에게 하고 싶은 말을 미리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미국이 제안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사고로 집단 대결을 야기하고 있고 지역 평화 안정과 발전에 이롭지 않다"며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또한 "중국과 한국은 우호적인 이웃이며 전략적 동반자로서 응당 시비곡직(옳고 그름)을 파악하고 정확한 입장을 견지하고 정치적 공통인식을 충실히 지켜야지 남의 장단에 기울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한국은 호주와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초청국 자격으로 참여한다. 중국이 그간 G7을 '배타적 패거리'라며 반발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왕 위원의 발언은 '사전 단속' 차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Δ보건 Δ열린사회와 경제 Δ기후변화 환경을 주제로 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중 열린사회와 경제 부분에서 대중견제 성격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번 회의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을 통해 G7은 중국을 직접 명시하며 대중견제 수위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우리는 공동성명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지만 회의를 계기로 열릴 양자, 다자회담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등 중국이 민감해 하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 측의 입장을 밝혀야 할 자리가 만들어 질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정 장관의 한중외교장관 통화 시기가 아쉽다. 외교부의 설명처럼 소통 차원이었다면 G7 회의가 끝나고 했어도 되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번 통화로 중국이 미국의 대중견제 동맹국 규합 행보에 있어 한국을 '약한 고리'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반대로 미국에게는 동맹국 한국의 입장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해석의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일련의 평가는 이번 통화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는 평가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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