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헌장' 갱신한 美英..바이든 "생산적 만남" 존슨 "청량제 같았다"

이용성 기자 2021. 6. 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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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 전날인 10일(현지 시각) 영국 남서부 콘월 지방의 카비스 베이에서 첫 회담을 가졌다고 로이터 통신과 AP 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0일(현지 시각) 영국 남서부 콘월지방의 카비스 베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두 정상은 10분간 단독으로 회담한 뒤 참모진들과 함께 개발도상국 인프라 자금 지원, 아프가니스탄·중국·이란·러시아를 포함한 여러 외교 이슈에 관해 논의했다.

최저 법인세율 15% 지지와 핵없는 사회 지향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양국간 여행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보 공유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이날 영국 콘월 세인트아이브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5억 회분 구입해 전 세계 100여 개국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8월부터 전달 예정으로 “올해엔 총 2억 회분, 나머지 3억 회분은 내년 상반기에 공급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존슨 총리와 매우 생산적인 만남을 했다”며 “양국민 사이의 특수관계를 확인했다”고 말했고, 존슨 총리는 “1시간 20분쯤 대화했고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다”며 “청량제 같았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예정대로 양국 협력관계를 다지는 ‘새로운 대서양 헌장(The new atlantic charter)’에 서명했다.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세계 질서의 방향을 정한 대서양 헌장을 80년 만에 재정립한다는 얘기다.

루스벨트와 처칠은 당시 대서양의 영국 군함 선상에서 전쟁을 일으킨 파시즘 세력에 대항해 세계 평화를 수호하겠다는 공통 원칙 14개조를 발표했다. 대서양 헌장은 유엔 설립의 기초가 됐고,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을 만드는 주춧돌이 됐다. 이에 따라 바이든과 존슨이 ‘루스벨트·처칠 콤비’를 모델로 삼아 새로운 대서양 헌장을 발표하면서 밀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대서양 헌장에서 두 정상은 더 평화롭고 번창한 미래를 위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시 다짐한다고 밝혔다.헌장은 민주주의 수호, 코로나19 종식, 공정 무역, 민주주의 수호, 기후변화 대응, 집단 안보 등 8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회담을 앞두고 외교적, 개인적 긴장이 어떻게 해소될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가장 큰 이슈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다. 현재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북아일랜드 협정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고, 이 문제는 북아일랜드 지역 시위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최근 부쩍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아일랜드 혈통을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굿프라이데이협정(벨파스트 평화협정)이 북아일랜드 평화에 기반이 된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으며, 북아일랜드 협약이 굿프라이데이 협정을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

껄끄러운 과거도 있었다. 존슨 총리는 2016년 아프리카 케냐인 자손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이유로) 영국을 혐오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브렉시트에 반대했으며 존슨 총리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제인간’ 같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북아일랜드 협정과 관련해서 밀어붙이지 않았다면서 굿프라이데이 협정을 보호하는 것은 영국, 미국, EU 사이에 절대적으로 공통된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존슨 총리는 19세기 미국의 노예해방운동가 프레더릭 더글라스를 그린 벽화 사진을 선물했다.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를 지지하는 의미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산 자전거와 헬멧을 선물로 건넸다.

바이든이 취임 이후 해외에서의 첫 번째 정상회담을 존슨과 가진 것에 대해서는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중심으로 전통적인 서구 동맹을 강화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영국도 브렉시트(EU 탈퇴) 이후 독자적인 외교·경제 역량을 갖추기 위해 미국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바이든은 전날인 9일 영국 동부 서퍽의 밀든홀 공군기지에 도착해 미군 장병들 앞에서 “미국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밀든홀 공군기지는 사실상 미군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곳으로서 미·영 군사 협력을 상징하는 장소다. 2015년 이 기지는 폐쇄될 위기에 처했다가 이후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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