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에게 물었다..대표팀 차세대 공격수 정상빈 어땠나요?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2021. 6. 1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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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대한민국 대 스리랑카 경기. 역대 34번째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한 정상빈이 경기가 끝난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천재들은 어릴 때부터 그 가능성을 드러낸다.

한국 축구가 자랑했던 골잡이 계보만 살펴봐도 이들 대부분은 10대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선배들과 주전을 다퉜다. 이회택(75)과, 차범근(68), 최순호(59), 황선홍(53), 이동국(42), 박주영(36·서울), 손흥민(29·토트넘) 등이 걸어온 길이다.

이달 국내에서 재개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선 오랜만에 한국 축구의 샛별이 반짝였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정상빈(19·수원)이 지난 9일 스리랑카를 상대로 5-0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정상빈은 후반 26분 김신욱(상하이 선화)와 교체 투입돼 5분 뒤 페널티지역에서 팀 동료 이동경(울산)의 슈팅을 살짝 방향만 바꾸며 골문을 흔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에서 유일한 10대인 그가 A매치 역대 최연소 득점 8위(만 19세 75일)에 이름을 올린 순간이었다. 또 역대 34번째로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린 선수가 됐다. 정상빈은 “기록은 잘 몰랐다”는 멋쩍은 미소와 함께 “다음 목표는 월드컵 출전”이라라고 말했다.

놀라운 재능을 뽐낸 정상빈을 바라보는 축구계 선배들도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현역 시절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만 18세에 A매치에 데뷔해 역시 데뷔골을 터뜨렸던 최순호 전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상대(스리랑카)가 아시아 최약체였기 때문에 아직은 조심스럽다”면서도 “최근 후배들과 비교한다면 박주영을 떠올리게 만들지 않느냐. (손)흥민이는 조금 더 스케일이 큰 편”이라고 활짝 웃었다.

최 감독이 정상빈을 박주영에 비유한 것은 순간적인 스피드가 빠를 뿐만 아니라 골 냄새를 맡는 재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타깃형 스트라이커와는 거리가 있지만 섬세한 움직으로 수비와 골키퍼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황선홍 전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도 “박주영과 비슷한 유형으로 본다”고 같은 의견을 내놨다. 황 감독은 “스피드도 있고, 골잡이로 파괴력도 있다. 요새 흐름에 걸맞는 선수로 한국 축구의 든든한 미래가 될 수 있다. 세르히오 아궤로(바르셀로나·173㎝)도 작은 키로 공격수로 제 몫을 한다”고 말했다.

두 지도자 모두 정상빈의 재능은 의심하지 않았다. 더구나 정상빈이 올해 K리그1에서 13경기를 뛰며 4골·1도움을 기록하며 이미 상대의 위협이 되는 공격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 감독은 “K리그에서 증명된 선수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증거”라며 “앞으로의 숙제는 K리그와 축구대표팀에서 롱런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 감독은 정상빈이 재능을 가꿀 수 있도록 한국 축구가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젊은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보장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안다. 이 시기에 성장이 가장 가파르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재능만 본다면 정상빈은 S급”이라며 “앞으로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도와준다면 박주영을 떠올리게 만드는 선수를 넘어 그 이상의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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