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1300명 나체 촬영·유포' 김영준 "혼자 했다..정말 죄송"

[경향신문]
여성으로 가장해 남성 1300여명의 나체 영상을 녹화한 뒤 이를 유포·판매한 혐의를 받는 김영준(29)이 신상공개 결정 후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경찰은 김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11일 오전 8시쯤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취재진 앞에 섰다.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피해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공범이 있냐는 질문에는 “저 혼자 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마스크를 내려줄 수 있냐는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이후 호송차를 타고 이동했다.

김씨는 2013년 11월쯤부터 체포 직전인 이달 초까지 여성인 것처럼 속여 1300여명의 남성과 영상통화를 하며 피해자들의 자위 행위 등을 녹화한 뒤 이를 유포·판매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성폭력처벌법 위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 39명은 아동이거나 청소년이었다. 아동·청소년 7명을 자신의 주거지나 모텔 등으로 유인해 유사 성행위를 하게 한 후 이를 촬영하기도 했다.

경찰은 한 남성 피해자가 낸 진정서를 접수하고 강제수사 등을 해 지난 3일 김씨를 붙잡았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9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음란영상을 제작·판매한 혐의를 받는 김영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나와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