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박경리 "한고은 아역 영광..연기 매력 배우는 중" [인터뷰]ⓛ
'언더커버' 고윤주役, 한고은과 2인 1역 소화
"액션신 흥미 느껴..한고은 선배님 조언 도움 돼"
"연기 막막함에 울기도 했지만..표출하며 치유돼"
걸그룹 나인뮤지스 출신 배우 박경리가 JTBC 드라마 ‘언더커버’로 첫 정극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날 20대 대부분의 열정을 무대 위에 쏟아붓던 경리도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다. 2019년 나인뮤지스 해체 후 2년, 바뀐 나이 앞자리만큼이나 경리의 연예계 인생도 큰 변화를 맞았다. 늦깎이로 연기에 도전한 두려움도 크지만, 나인뮤지스의 멤버 ‘경리’가 아닌 연기자 ‘박경리’로 시청자들에게 차근차근 다가서고 있다.
경리는 최근 ‘언더커버’를 마친 후 이데일리와의 만남을 통해 연기에 도전한 소회와 신인 연기자로서의 포부, 나인뮤지스 멤버들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지난 4월 첫방송을 시작해 최근 종영을 앞둔 ‘언더커버’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남자 한정현(지진희 분)이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며 아내 최연수(김현주 분) 등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경리는 극중 안기부 요원 고윤주(한고은 분)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고윤주는 임형락(허준호 분)의 팀원으로 작전을 수행하던 중 마약에 중독돼 조직으로부터 버림받는 인물로, 김태열(김영대 분) 사건의 목격자로서도 고통을 겪는다. 특히 박경리가 연기한 고윤주의 젊은 시절은 언더커버 요원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회의감을 느꼈기에 늘 외로웠다, 한정현의 과거인 이석규(연우진 분)에게 의지하다 사랑의 감정을 고백했으나 단호히 거부당한 아픔도 지녔다.
박경리는 먼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 당시 감독님께서 제 가수 시절 영상들을 찾아보셨다는데 그 때 무대에 선 제 눈빛이나 표정이 윤주와 어울릴 것 같았다고 해주셨다. 액션신도 있고 눈빛, 표정이 중요한 인물이라 염두에 두신 것 같다”라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언더커버’로서 고윤주가 지닌 외적 강인함보다는 이면에 감춰진 ‘연약함’과 ‘혼란’에 초점을 맞춰 캐릭터에 접근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윤주가 포장마차에서 석규한테 마음을 내비치는 신이 있다. 저는 윤주가 석규에게 실제 마음이 있어서 고백했다기보다는 요원으로서 정체성의 혼란, 불안정을 겪어 누구에게라도 기대고 싶었을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오히려 연약한 인물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 내면의 아픔을 더 들여다보려 노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고윤주를 연기한 한고은에게 직접적인 조언을 받고, 그의 과거 연기 영상도 찾아보기도 했다고. 박경리는 “유튜브를 통해 한고은 선배님이 연기하신 장면들을 찾아봤다. 그 중 개인적으로 윤주랑 비슷한 점을 많이 느꼈던 선배님의 작품이 ‘봄날’이었다. ‘봄날’ 속 선배님의 연기 말투들을 보며 참고를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또 “실제 대본 리딩 때는 한고은 선배님 바로 옆자리에서 리딩을 했다. 선배님은 제게 ‘잘 하고 있다, 다만 말투를 좀 더 자연스럽게 풀어서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주셨다”고도 덧붙였다.
액션신, 마약 중독 등 소화하기 어려운 와일드한 장면들도 많았지만 즐겁게 임했다고 했다. 박경리는 “연습이 힘들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다. 한 달 간 액션스쿨도 다녔다”라며 “몇 번 연습을 하고 나니 무술감독님께서 ‘습득력이 ㅤㅈㅗㅀ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돌이켜보면 현장에서도 액션 장면을 소화할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박경리는 “엄청 걱정을 하며 현장을 갔는데 막상 가니 다 웃으며 반겨주셔서 감사했다. 경험 많으신 선배님들의 좋은 연기를 보니 상황의 리얼함이 더 느껴졌고, 선배님들의 에너지를 잘 받아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는 “석규에게 포장마차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꼽았다. 그 이유로는 “마음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기댈 누군가가 필요한 윤주의 마음이 기억에 남았다. 또 석규가 이를 매몰차게 거절하지 않나, 연수(김현주, 한선화 분)에게 대할 때와 태도도 180도 다르고. 그런 부분들 하나하나가 마음 아팠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실제 내가 윤주였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석규에게 마음을 어필해 사귀고 말았을 것”이라는 농담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또 해당 장면을 연기하며 영화 ‘내 머릿 속의 지우개’를 참고했다고도 털어놨다. 박경리는 “그 영화가 제 인생 영화다. 매년을 떠나보낼 때마다 보는 영화인데 포차 장면이 쓰여진 대본을 읽자마자 ‘내 머릿 속의 지우개’에서 정우성 선배님과 손예진 선배님이 포차에서 소주를 기울이는 장면이 떠올랐다”며 “제가 실제 손예진 선배님 팬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함께 호흡한 연우진에 대해서는 “준비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편히 준비해와라, 어떤 것이든 다 잘 맞춰주겠다고 열어주셔서 감사했다. 덕분에 편히 호흡할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가수로 오래 지내다 보니 생긴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박경리는 “가수는 무대에서 불빛이 바뀔 때마다 카메라를 정면 응시한다. 그걸 못 담으면 제 컷을 놓치기 때문이다. 반면 드라마, 영화 속 배우들은 카메라를 보면 안된다. 연기를 하는데 가수 때 습관이 남아있어서인지 자동으로 카메라에 눈이 가는 애로사항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다만 그만큼 가수의 경험이 도움이 된 점도 많았다고. 경리는 “액션신을 소화하는 과정에선 가수로서의 경험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표정 연기 같은 경우도 어떻게 카메라를 응시해야 표정이 잘 나오는지를 오랜 시간 터득했기에 연기를 하면서 참고가 많이 됐다”고 언급했다.
아쉬웠던 점에 대해선 “저도 오래 가수 활동을 했고, 한파 속에 무대한 적이 많았지만 연기할 때 한파를 경험하는 건 확실히 달랐다. 가수는 몸을 움직이며 열을 내지만, 연기는 상대적으로 정적이라 점점 더 몸이 얼었다”라며 “선배들이 얼굴을 핫팩으로 대고 계시던데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나중엔 얼굴이 너무 얼어서 대사가 잘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던 부분도 크다. 다음에는 이런 부분들을 잘 대비해 실수를 줄여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뒤늦게 연기를 시작해 두렵고 외로운 마음도 많지만, 그만큼 연기의 매력도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박경리는 “연기를 하다 보면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상태가 계속 지속되면 어쩌지 막막한 마음에 퇴근길에 막 울기도 했다. 발라드 노래를 들으면서, 차 안에서 부르기도 하면서 엉엉 울었다”고 회상하며 웃음지었다.
그래도 “확실히 연기를 하길 잘한 것 같다”라며 “연기로 제 감정을 표출하며 치유를 받기도 한다. 연기 선생님과 제 상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차근 차근 재밌게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그간 걸그룹으로 고착돼 있던 이미지를 벗어나 더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은 포부역시 드러냈다.
“나인뮤지스 때와 다르게 지금은 메이크업부터 이미지가지 많은 부분들을 내려놓고 있어요. 시청자들이 그간 봐주신 섹시하고 도도한 이미지도 감사하고 좋지만, 덧붙여 자연스러운 많은 모습들을 연기를 통해 자주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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