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묘비명

한겨레 2021. 6. 11.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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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묘비명

— 미완성 교향곡, 1964

김 길 녀

깊은 산골짝 마가리에 걸어둔

사과나무 문패

조금씩,

닳아서 속마저 비우는 시절 오면

불꽃이 유난히 아름답다는 사과나무

온몸 사그라지며

못다 부른 노래는

남겨 두고 떠나도 좋지 않을까,

-시집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애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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