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절대 안한다던 페라리의 변심..CEO에 반도체 전문가

류정 기자 2021. 6.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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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엔진소리'에 변화 예고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가 새 최고경영자(CEO)로 자동차 업계 경험이 없는 반도체 전문가를 영입했다. 강력한 엔진이 자랑인 페라리의 92년 역사상 일대 사건으로 꼽힌다. 전기·자율주행차 전환이라는 변화의 바람을 수퍼카 업계도 피해가지 못하는 것이다.

페라리는 9일(현지 시각) 유럽 최대 반도체 회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출신인 베네데토 비냐(52·사진)를 새 CEO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다. 비냐 신임 CEO는 1995~2021년 총 26년간 이곳에서 일한 전자 센서 분야 전문가다. 페라리는 “비냐 CEO는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에서 얻은 지식을 토대로 페라리의 기술 선도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0년 만의 대변혁을 겪는 자동차 산업에서 테크놀로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F1(포뮬러원)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진 페라리는 전통 레이싱카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2010년대 초만 해도 경영진이 전기차는 안 만든다고 공개적으로 단언했다. 2016년 제네바모터쇼에서 당시 세르지오 마르키오네 CEO는 “페라리의 매력은 요란한 엔진 소리”라며 “전기로 움직이는 페라리는 절대 생산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페라리는 직접 운전을 위한 차량으로,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관심이 없다”고 했다. 직전 CEO였던 루이스 카밀레리 역시 전기차에 미온적이었으나, 작년 12월 그가 돌연 자리에서 물러나고 존 엘칸 회장의 임시 경영체제로 바뀌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엘칸 회장은 지난 4월 “지속가능한 이동성이 핵심이 됐다”며 2025년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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