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홀'에서 '괴물'로 변신한 4번홀.. 최경주 "코스 변화는 세계적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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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홀이 파를 하기도 어려운 까다로운 홀로 변했다.
10일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2억원)의 개최 코스인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의 4번홀은 543야드로 비교적 쉬운 파5홀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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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다양한 전술 필요해 경기력 향상에 도움"
쉬운 '버디홀'에서 긴 파4홀로 바뀌자 선수들 '멘붕'
이원준, 연속으로 3개 OB내며 10타 만에 홀아웃
10일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2억원)의 개최 코스인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의 4번홀은 543야드로 비교적 쉬운 파5홀로 꼽혔다. 흔히 말해 ‘버디홀’이었다. 그러나 개막 하루 전 갑자기 498야드의 파4홀로 바뀌면서 ‘괴물’로 탈바꿈했다.
프로골프대회의 코스 전장은 기상 여건이나 기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1라운드에선 420야드의 파4홀이었는데 2라운드에선 400야드로 운영하기도 한다. 코스 길이를 변경하는 이유는 이른바 난이도 조절을 위해서다. 길게 하면 그만큼 까다로워 난도가 높아지고 짧게 하면 조금 더 쉬워진다.
원래대로 543야드의 파5홀이었다면 버디를 하기 쉬운 홀이 될 수 있었지만, 498야드의 긴 파4홀로 바뀌면서 버디는커녕 파를 하기도 어렵게 됐다.
개막에 앞서 코스 길이가 바뀐 것은 이번 대회의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나선 최경주(51)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21년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최경주는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해외 무대로 진출할 때를 대비해 국내의 코스 조건이 PGA 투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이런 생각으로 국내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주최하는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코스의 세팅은 코리안투어의 다른 대회보다 높은 수준의 난도를 유지해왔다. 그린을 단단하게 눌러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러프를 길러 코스 세팅을 어렵게 만들었다.
지난주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끝내고 7일 귀국해 코스를 돌아본 최경주는 “이번 대회를 통해 틀을 깨는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경기위원장의 부탁이 있었고 그럼 파72 코스를 고집할 게 아니라 파71 또는 파70으로 해보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PGA투어에서는 500야드가 넘는 파4홀이 대회마다 3, 4개씩 있다. 이런 홀에서는 티샷도 잘 쳐야 하고 두 번째 샷도 잘 쳐야 한다. 선수 경기력의 변별력을 높이는 장치”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 난도가 높아진 걸 어렵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세계적인 추세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PGA 투어의 코스도 점점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 US오픈이 열리는 코스는 러프의 길이가 20cm에 이르러 공이 떨어지면 보이지도 않는다는 게 최경주의 설명이다. 최경주는 “그렇다고 해서 어렵다고 표현할 게 아니라 그건 내가 티샷을 잘못 친 결과일 뿐이다”라며 “그런 상황과 마주하지 않으려면 더 많이 훈련해야 한다. 러프도 없고 그린이 평평한 코스에서 20언더파를 치는 것보다 난도가 높은 코스에서 공격적으로 더 다양한 전술과 전략으로 경기하는 게 선수에겐 더 발전해 나가는 값진 경험이 될 수 있고 기량을 발전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디홀에서 까다로운 괴물홀로 바뀐 결과는 선수들의 성적으로 고스란히 반영됐다. 대회 1라운드에서 4번홀에서 쓴맛을 본 선수가 속출했다. 코스가 길어지자 평소보다 멀리 치기 위해 더 세게 치려는 선수가 많아진 탓에 이 홀에선 유독 OB가 많이 나왔다.
코리안투어에서 2승을 거둔 이원준(36)은 대회 첫날 4번홀에서만 3개의 OB를 내 10타(섹튜플 보기·sextuple bogey) 만에 홀아웃했다.
김혜동(35)과 송기범(24)은 이 홀에서만 2개씩 OB를 내며 고전하다 9타를 쳤고, 지난주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 우승자 이동민(36)을 비롯해 김경태(35), 이동환(34), 강경남(38), 장우진(41) 등도 트리플 보기의 악몽을 경험했다. 오후 4시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이날 4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선수는 박성국(33)과 박일환(30) 2명 뿐이었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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