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딸 뇌출혈' 하염없이 눈물 흘린 친모 "어릴 때 학대 당했는데.."
[앵커]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아이를 던져 중태에 빠뜨린 20대 아버지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 없었던 친모도 참관했는데요.
어릴 때 학대를 당했었다는 친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엄윤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4월 12일, 인천시 부평구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딸이 계속 운다는 이유로 강하게 흔들고 나무 탁자에 던져 중태에 빠뜨린 친부 A 씨.
[친부 A 씨 : (처음에는 왜 혐의를 부인했습니까?)…. (치료 받고 있는 아이가 걱정되지 않나요?) 걱정됩니다.]
사건 발생 두 달여 만에 아동학대 중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27살 A 씨의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당시 사기 혐의로 구속돼 현장에 없었던 친모 22살 B 씨도 지난 4월 말 집행유예로 석방돼 참관했습니다.
방청석에 앉은 친모는 재판 내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혜영 / 파란리본공작소 대표 : 엄청 불안해했어요. 계속 불안해하니까 전화번호를 계속 저랑 연락하면서도 10번 정도를 바꿨어요.]
지적 장애 3급 판정을 받은 친모는 어린 시절 아동학대를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모가 이혼한 뒤 친할머니와 삼촌들에게 학대당하며 자랐다고 자신을 돕고 있는 시민단체에 털어놓은 겁니다.
이후 남편을 만나 의지하며 살아왔는데, 자녀들 역시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에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워하며 자책하고 있다고 단체는 전했습니다.
[정혜영 / 파란리본공작소 대표 : 아내와 남편과의 관계로 보시면 안 될 것 같아요. 친모도 아동학대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남편을 거의 부모처럼 생각했단 말이죠? 그래서 더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이 크고.]
시민단체는 지자체의 긴급 생계지원을 받던 가족이었던 데다 출산한 지 두 달도 안 된 친모를 별거 아닌 혐의로 긴급 체포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면서 경찰과 구청 모두 아동학대 가해자와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혜영 / 파란리본공작소 대표 : 이거를 그렇게 긴급체포까지 해야 했느냐. 애가 두 달이라고 해도 낳은 지 한 달 반 조금 지났거든요? 신생아가 있는 걸 구청 직원도 알았고 복지사도 알았단 말이에요. 아동학대가 일어나라고 내버려두고 간 거 아닐까 싶은 거예요.]
여전히 인천의 종합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아이는 지난달부터 자력으로 호흡할 정도로 회복됐지만, 뇌 손상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YTN 엄윤주[eomyj10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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