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뭉치 속 DNA' 공소시효 하루 앞둔 연쇄 강간범 잡았다
제주도에서 20년 전 벌어진 연쇄 강도강간 사건의 범인이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 밝혀져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2001년 제주에서 벌어진 연쇄 강도강간 사건의 피의자인 50대 A씨가 20년만에 붙잡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미 강도강간 등 강력범죄를 180여 건 저질러 지난 2009년 5월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중이다.
제주에서 사건이 발생한 때는 20년 전인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도의 한 마을에서 잇따라 강도강간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시골 마을에 인적인 끊긴 야간에 창문으로 들어와 집안에서 범죄를 저질렀다.
사건 발생 이후 경찰은 수사에 나섰지만 목격자가 없고, 당시 방범용 카메라(CCTV)도 설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범인 체포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범인이 남긴 증거품은 휴지뭉치가 유일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휴지뭉치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가 나왔다. 경찰은 그 휴지뭉치를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하지만 당시 검출된 DNA로 특정된 인물을 밝히지 못한 채 사건이 미궁에 빠졌다. 사건이 발생한 지 19년이 지난 2019년 3월 대검찰청에 한 통의 DNA 분석결과가 도착했다.
과학수사기법이 발달하면서 2018년 DNA 기준점이 20여개로 2배가량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과수는 늘어난 기준점을 바탕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에 적용했고, 그 결과 휴지뭉치에서 나온 DNA와 일치하는 남성을 찾은 것이다. 지난 2009년 5월, 강도강간 등 184건의 범죄로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서 복역중인 50대 A씨였다. A씨는 6년 뒤인 2027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할 예정이다.
A씨는 제주지역에서 연쇄 범행을 저지르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2004년쯤 다른 지방으로 빠져나왔다. A씨는 이후에도 2009년까지 인천 경기 서울 등 수도권에서 범행을 이어갔다. 강도강간 등 성범죄가 19건, 절도 등 그 밖에 강력범죄가 165건에 달했다. 경찰은 국과수 DNA 분석 결과를 토대로 A씨를 20여년전 제주지역 연쇄 강도강간범으로 특정했고, 검찰은 지난 3월 공소시효 하루 전날 A를 재판에 넘겼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현재 재판에서 “누군가 자신의 DNA를 휴지에 집어넣어 조작했다”며 제주지역 사건에 대해 범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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