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회유·허위자백 유도.."국정원이 나를 간첩으로 만들어"

정유진 2021. 6. 10. 21: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가정보원이 오늘(10일) 창설 60주년을 맞았습니다.

정치개입과 간첩조작 사건 등으로 현대사에 이른바 흑역사를 숱하게 남겼는데요.

국정원 측은 지난해 국정원법 개정과 박지원 원장 취임 등을 계기로 개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먼저 정유진 기잡니다.

[리포트]

2013년 서울시 공무원이었지만 간첩 혐의로 긴급체포됐던 탈북민 유우성 씨, 국정원과 검찰이 증거를 조작한 것이 드러나며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유우성/탈북민/2014년 : "저는 간첩이 아닙니다."]

당시 핵심 증거 중 하나는 "오빠는 간첩"이라는 동생 유가려 씨의 자백, 하지만 이 자백은, 국정원이 강요한 허위 진술이었습니다.

변호사조차 만날 수 없었던 기약없는 '독방 조사'.

여기에 폭언과 폭행도 있었다고 가려 씨는 주장합니다.

[유가려/유우성 씨 동생/탈북민 : "제 머리를 잡아다가 벽에다 막 찧으시는 거에요. 자기 원하는 대답 안 나오게 되면 계속 강압했다 회유했다…"]

북한 보위부 직파 간첩 혐의로 체포됐던 탈북민 홍강철 씨, 국정원의 강압과 회유 끝에 허위 자백을 했습니다.

[홍강철/2013년 탈북 : "'왜 한국에 왔어?' 이 질문만 가지고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것만 물어요. 기록을 보니까 열흘 만에 허위자백을 시작했더라고요. 못 견디겠더라고요."]

체포 6년만인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홍 씨의 무죄를 확정하자, 국정원은 과거 탈북민 간첩사건 10여 건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규정이나 절차 위반은 없었다"는 결론으로 과거사 조사를 마무리했습니다.

[홍강철/탈북민 : "7년이 넘잖아요. 이 기간 허송세월했어요. 누구도 사과하는 사람이 없고. 씁쓸하죠."]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영상편집:이상미

정유진 기자 (truly@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