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러 겨냥 유럽 동맹 재건 선포.."미국이 돌아왔다"

윤기은 기자 2021. 6. 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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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회의 참석 첫 유럽 순방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9일(현지시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영국 콘월 공항에 도착한 뒤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콘월 | EPA연합뉴스
트럼프 때의 갈등 ‘봉합 행보’
무역 분쟁 멈출 방안 마련
중국 견제 내용도 서명에
유럽방위청과는 안보 협력
백신 5억회분 저소득국 제공

“미국이 돌아왔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취임 후 첫 유럽 순방길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영국 남동부 서퍽 로열 공군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무너트린 다자협력 외교 시대의 재시작을 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이번 순방을 통해 “(유럽국들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러시아와 중국에 미국과 유럽의 유대가 강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맹 재건의 첫 시작은 영국에서 이뤄진다. 영국 총리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정상이 10일 영국 남서부 콘월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새 대서양 헌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헌장에는 민주주의 수호, ‘집단 안보’ 중요성 재확인,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무역 체계 구축 등 8가지 주요 사안에 대한 약속이 담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회 재건, 사이버 공격 대응,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보호 관련 내용도 포함될 계획이다. 1941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 재건 방안을 마련하고, 안보·복지·무역 등 여러 분야를 아울러 협력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대서양 헌장’에 서명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여행 재개, 무역분쟁 해결 등에 대해서도 의논할 계획이다.

언론들이 미리 입수해 보도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공동성명 초안에는 미국과 EU 간 안보·무역 등 분야에서의 협력 의지도 드러났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이 유럽방위청(EDA)과 협력해 양측의 안보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9일 전했다. 덴마크를 제외한 EU 회원국이 2004년 세운 유럽방위청은 군사력 증강 계획을 마련하고, 군사기술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운영하는 기관이다. 지난달 EU는 ‘유럽 안보·국방협력체제’(PESCO)가 주도하는 군사 프로젝트에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의 참여를 승인하며 미국과 안보 협력을 한 단계 더 강화했다.

양측의 무역분쟁을 멈추기 위한 방안도 공동성명 초안에 마련됐다. 뉴욕타임스는 오는 12월1일까지 양측이 보복 관세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7월 중순 전 합의안을 내놓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매기자 EU는 미국산 청바지, 위스키, 오토바이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이 불거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성명 초안에는 무역 정책과 관련해 “중국에 대해 다각적 접근법 틀 안에서 서로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블룸버그통신은 양측이 항공기 보조금 불법 지급 분쟁에 대해서도 7월11일 이전에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독점해왔다고 비판받아온 미국과 EU는 백신의 전 세계 고른 배분을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CNN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서 화이자 백신 5억회분을 저소득 국가에 기부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부터 사흘간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4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정상회의, EU와의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다. 16일엔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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