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냉전적 사고로 가득 왜곡된 시류 좇지 않길"

김유진 기자·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2021. 6. 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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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G7 직전 정의용과 통화

[경향신문]

왕이(王毅) 중국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 사진)이 9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에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판하며 “옳고 그름을 따져 왜곡된 시류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1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정 장관과 통화하며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고로 가득 차 있고, 집단 대결을 부추기고 지역 평화와 안정의 대세에 도움이 되지 않아 중국은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한은 우호적 이웃국이자 전략적 동반자로서 옳고 그름을 파악해 정확한 입장을 견지하고, 정치적 공동인식(합의)을 준수하고, 왜곡된 시류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했다. 11~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국으로 참가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 등이 주도하는 대중국 압박 흐름에 동참하지 말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한·중 외교장관 통화는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한국 측 제안으로 이뤄졌다. 한·미 정상 간 논의를 공유하고,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협력 사안을 점검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왕 부장 언급은 한국이 미국에 한층 밀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측의 강한 불만을 드러낸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언급된 것을 두고 중국의 반발 수위가 높지 않다고 밝혀온 정부 설명과는 온도차가 확연하다. 중국 외교부 발표문을 보면 정 장관은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양안 관계의 민감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왕 부장 발언에 대해 “여러 차례 중국이 한 말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미·중관계 부분은 대부분 미국을 겨냥한 내용”이라고 했다.

김유진 기자·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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