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구노조 "우주정책센터장에 전 STEPI 원장 임명 반대"

조승한 기자 2021. 6. 10. 20: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제공

국가의 우주 정책을 수립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기 위해 신설되는 우주정책센터가 센터장 공모를 끝내고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구원들의 노조가 공모에 응모한 후보에 대한 임명을 반대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10일 성명을 내고 우주정책센터장 공모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조황희 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의 임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국가 우주 정책 전반을 기획하고 주요 현안을 살피기 위해 5년간 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우주정책센터 설립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센터 유치 기관과 센터장 공모를 냈고 지난 4월 한국연구재단이 선정한 전문가 7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심사 결과 유치기관에 응모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STEPI 중 STEPI를 최종 선정했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센터장 공모에는 지난해까지 STEPI 원장을 맡았던 조황희 전 원장을 비롯해 두 사람이 지원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정부는 참여 인력의 전문성과 우수성, 발전전략, 센터 지원 의지 등을 평가하여 정책센터 지원에 적합한 기관을 선정하겠다고 했었다”며 "STEPI가 2019년 한국연구재단이 발주한 우주정책센터 신설 기획 보고서를 작성한 일로 항우연과 경합을 벌인 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보이지만 국민의 힘 소속의 박대출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유치 신청서 내용을 보면 STEPI를 최종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연구재단은 유치기관 선정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며 "STEPI를 선정한 것이 올바른 결정인지 앞으로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유치기관 선정보다 주목하는 것은 센터장 공모"라고 밝혔다.  노조는 "전문가들은 (센터장의 자격으로) 우주개발 사업의 문제점이나 방향을 과기정통부에 소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시대적 조류와 우주개발 사업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가진 사람, 조직 운영 리더십과 사업관리 역량을 모두 갖춘 사람, 국제협력을 원활하게 이끌 국제적 감각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그러나 "조 전 원장은 우주정책센터장으로서 단 하나의 자질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며 강도 높이 비판했다. 노조는 "조 전 원장이 참여한 연구 과제를 살펴보면 우주산업과 관련한 10여 편의 연구보고서를 냈지만 지속적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라는 점, 원장 재임 시절 조직 운영 리더십과 사업관리 역량 모두가 함량 미달이었던 점을 들어 임명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조 전 원장 후임으로 온 문미옥 원장이 조 전 원장을 전례없이 유급 명예연구위원으로 임명해 연구원들의 원성과 반발을 초래했다”며 “여기에 더해 공동 연구실을 쓰는 명예연구위원들과 달리 단독 연구실을 배정받는 특혜까지 받았음에도 출근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리더십과 역량 부족이 드러난 조 전 원장을 센터장으로 임명하면 STEPI 위상 추락과 우주정책센터 파행 운영을 피할 수 없다는 내부 연구자들의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한편에서는 조 전 원장 단독 지원으로 인한 재공모 사태를 막기 위해 항우연 전문가에게 센터장 지원을 제안했다가 이미 조 원장이 내정된 형국에 들러리 행세를 할 수 없다며 거절당했다는 소식도 들린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는 “노조의 이유있는 반대와 과학기술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가 문미옥 STEPI 원장과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며 “국가 우주정책에 대한 관심과 진심어린 애정으로 다시 한번 조황희 박사의 임명을 단호하고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다”고 밝혔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과기정통부 산하 30개 출연연 소속 연구·행정·기술 분야 연구원과 행정원 4000명을 노조원으로 두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