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가지 마" 합동분향소 찾은 유가족 오열..시민들 조문 이어져

허단비 기자 2021. 6.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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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광주 건물 붕괴 참사로 숨진 9명의 희생자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광주 동구청 앞에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울음소리만 맴돌았다.

합동분향소에 들어서자마자 발을 동동 구르던 한 시민은 한 영정 앞에 멈춰서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동구는 구청 앞에 마련한 합동분향소를 24시간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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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청 앞 희생자 9명 합동분향소 24시간 운영
고등학생 참배객과 일반 시민들 조문 행렬
10일 오후 광주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광주 동구청 앞에서 한 유가족이 희생자 영정사진을 만지며 오열하고 있다.2021.6.10/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이모 가지 마, 이모가 왜 여기 있어. 아니잖아, 나 두고 가지 마 제발…"

10일 오후 광주 건물 붕괴 참사로 숨진 9명의 희생자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광주 동구청 앞에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울음소리만 맴돌았다.

오전까지 맑았던 하늘은 분향소 준비 작업이 마무리될 때쯤 흐려지더니 추적추적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합동분향소에 들어서자마자 발을 동동 구르던 한 시민은 한 영정 앞에 멈춰서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이모 왜 여깄어…아 제발 이러지 마…이모가 왜 가는 거야. 아니잖아!"

영정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이모의 얼굴을 보자 조카 A씨는 오열했다. A씨는 평소 이모와 함께 여행을 다니고 전화 통화도 자주 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

갑자기 날아든 비보에 곧바로 전남대병원에 마련된 안치실로 달려갔지만, 직계 가족이 아닌 친척들은 입장이 어렵다고 해 이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A씨는 "안치실에서 이모를 보지 못 했다. 여기에 이모 사진이 있다고 해서 얼굴을 보러 왔다"며 "정말 어디 한 곳 아픈 데 없고, 착하게도 살았는데 왜 우리 이모가 먼저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연신 눈물을 쏟아냈다.

분향소 안내를 맡은 자원봉사자들도 그저 묵묵히 오열하는 유가족을 바라봤고, 침묵으로 위로를 대신했다.

이후 앳된 학생 참배객이 쭈뼛쭈뼛 분향소로 들어섰다.

10일 오후 광주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광주 동구청 앞에서 한 고등학생이 참배를 하고 있다. 2021.6.10/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합동분향소 참배가 처음인 듯한 젊은 학생은 최연소 희생자인 김모군(17)과 동갑인 고등학교 2학년생 양모군(17)이었다.

자원봉사자가 향을 건네며 분향하는 법을 알려주자 양군은 다소 어색해하며 향을 피웠다. 이후 다시 봉사자를 바라보자 봉사자가 헌화와 묵념 순서를 일러주었고 순서대로 참배를 마쳤다.

양군은 "합동분향소가 차려진다는 기사를 보고 대면 수업을 마치고 왔다. 희생된 학생과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내 또래의 친구가 참변을 당해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학교에서도 고등학생 희생자 이야기를 하며 친구들이 많이 슬퍼했다"고 말했다.

동구청 인근에 사는 양모씨(27·여)도 퇴근 후 분향소를 찾았다.

양씨는 "광주에서 이런 참사가 일어나서 너무 착잡했다. 종일 기사를 보고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고 퇴근 후에 마음으로 위로라도 전하고 싶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동구는 구청 앞에 마련한 합동분향소를 24시간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beyond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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