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만에 또 소집.. 암호화폐 거래소 옥석가리기 속도

당국, 신고 컨설팅 설명회
내달말까지 현장 지원반 파견
실명계좌 발급 의견차는 여전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연일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일 거래소 20곳을 만나 신고서에 반영할 권고사항을 전달한 데 이어 10일에는 신고 지원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미획득한 거래소도 10여곳 참석해 중소거래소의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물밑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금융감독원 자금세탁방지실과 30여개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나 '현장컨설팅 설명회'를 진행했다. ISMS 인증을 받은 20곳 외에도 획득을 준비 중인 10여개 거래소도 참석했다. 설명회에서는 FIU 실사를 받는 거래소에 대한 컨설팅 지원 방침이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FIU와 금감원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컨설팅 지원반'이 거래소 현장 실사를 통해 사업자가 준비·보완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의미다.

거래소별로 컨설팅팀을 구성하면, FIU와 금감원 등으로 이뤄진 지원반이 내주부터 7월말까지 현장을 방문하는 식이다. 우선 ISMS 인증을 획득한 곳 위주로 진행될 전망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거래소 관계자는 "사업자 신고를 위한 서류나 시스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컨설팅을 신청한 업체에 대해 지원해준다고 한다"며 "구체적인 (신고)기준에 대해서는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별도로 논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공개 내용이라 알려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일 1차 간담회와 달리 이날에는 ISMS 인증을 획득하지 않은 거래소도 참석했다. 설명회 참석을 신청한 곳은 컨설팅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나타낸 것이다.

대부분 현재 인증 획득을 진행 중인 곳으로, 향후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개설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거래소 한 곳 관계자는 "ISMS 인증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과 거래소 간 시각차도 여전히 존재했다. 당국은 FIU 신고를 위한 컨설팅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연일 전달하고 있지만,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외에 나머지 중소거래소는 여전히 은행과의 접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차 간담회에서 업계는 은행에 실명계좌 발급을 독려해줄 것을 당국에 요청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에 대해서는 (당국의) 기본적인 입장이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일 거래소 접촉에 나선 당국이 특금법 시행에 따른 명분을 쌓는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설명회 절차가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10일 설명회가 열린다는 사실은 9일 오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간담회 역시 하루이틀 전 진행 여부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