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1] "쿠키런: 킹덤, 흥행 공식 따르지 않았기에 성공"

서동민 기자 2021. 6. 1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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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타깃층에 대한 의심 많아..사랑스러운 게임 만들기에 초점

조길현, 이은지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 공동 PD가 10일 넥슨개발자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에서 '쿠키런: 킹덤'을 만드는 4년간 겪은 개발 분투기에 대해 강연했다.

'쿠키런: 킹덤'은 데브시스터즈가 2021년 출시한 캐주얼 소셜 RPG다. 쿠키들이 터전을 일구고 자신들만의 왕국을 건설하며 영향력을 넓혀간다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출시 직후 한국 주요 인기 마켓에서 인기 1위, 구글플레이 매출 2위를 달성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은지 공동 PD는 "장르나 게임성에서 게임시장의 전반적 흐름에서 흥행을 보장할 수 있는 포지션의 게임은 아니었다보니까 업계의 많은 분들에게 놀라움을 줬다"며 "자부심과 감사함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쿠키런: 킹덤'은 2016년경 '쿠키런' IP를 사랑하는 초기 멤버들이 모여 2박3일간 진행한 킥오프 합숙 회의에서 시작됐다. '쿠키런: 킹덤'이라는 타이틀명부터 내러티브, 화면 구성, UI(유저 인터페이스) 등 초기 설계가 대부분 이 때 완성됐다. 방향성이 빨리 결정되니 프로토타입도 빠르게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순조롭던 개발 과정은 금세 난관에 봉착했다. 조길현 공동 PD는 "끝없는 논쟁과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며 "처음 방향을 잡을 때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공식들을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프로젝트 안과 밖에 존재하는 의심들이 가장 힘들었다. 건설형 SNG와 캐릭터 수집형 RPG가 혼재된 게임이다보니까 하나로 결합시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얘기도 있었고, 누구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지속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장르와 타깃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하기보다는 유저들에게 어떻게 종합적으로 어떤 경험을 제공할것인가에 집중해 해소했다"며 "사업적으로 접근하는 논리에서는 장르나 타깃층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실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연령대나 성별에 일치하지 않는 요소가 들어있다고 게임을 그만두지는 않는다. 어떤 경험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쿠키런: 킹덤은 장르가 아니라 어떤 장면을 유저들에게 보여주고 싶은가에서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은지 공동 PD는 '쿠키런: 킹덤'의 개발 키워드는 '사랑'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쿠키런: 킹덤을 사랑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디렉팅을 할 때도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 정이 들고 사랑스러움을 느끼는 게 우선이었다. 실제 기획하고 구현해야 할 것들은 그 감정을 잡아내기만 하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할 수 있는 세계는 실제로 있을 것 같은 디테일까지 있는 세계"라며 "역사서와 백과사전이 존재할 정도의 세계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와서 한달 동안 쿠키 세계의 모양을 그려내는데 매진했다. 반지의 제왕 같은 경우 엘프의 언어 체계까지 있지 않나. 이처럼 디테일을 갖춰나갔을 때 사람들이 이 세계에 정말 있는 것처럼 몰입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조길현 공동 PD는 "디테일 하나하나 공을 들여 개발했는데, 너무 디테일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며 "하지만 실재감을 느낄 수 있어야 애정을 가질 수 있다. 언뜻 보면 불필요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디테일이 쿠키 왕국이라는 공간과 쿠키들을 사랑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은지 공동 PD는 "이런 치열한 고민을 하는 도중에 또 하나 개발팀들이 가졌던 고민은 성공 가능성이었다"며 "하지만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게임이면 누군가가 함께 사랑해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회상했다.

'쿠키런: 킹덤'은 안팎의 우려를 극복하고 2021년 1월 글로벌에 정식 출시됐다. 시장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두달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을 돌파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사용자 수가 증가했다. 이은지 공동 PD는 "론칭 4개월을 넘는 지금도 유저 수가 유지되고 있다"며 "론칭 이후 시간이 지나면 유저 수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우리도 놀랍고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길현 공동 PD는 "쿠키런: 킹덤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좋은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잃지 않고 꿋꿋히 버티며 싸워왔다"며 "쿠키런: 킹덤의 성공이 업계의 많은 개발팀에게 힘이 되는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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